▲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과 증거 인멸 사실을 폭로한 장진수(41)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이희훈
- 불법을 처벌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정권이나 권력자를 함부로 비판한다면 당신도 이런 꼴 당한다는 메시지 아닐까요? 자기 검열의 시대가 된 겁니다. 국가라는 것이 국민인데, 국민들이 잠시 정권을 잡은 권력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요?"
-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나요? 혹시, 블루하우스의 주인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그분과 그 다음 분이 이 책을 읽으면 머리 아플 겁니다.(웃음) 오히려 공무원들, 공무원이 되려고 하시는 분들, 또 상관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조직사회에 몸담고 계신 분들. 제가 너무 속 보였나요?(웃음)"
- 그분들이 이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으면 합니까? 그분들에게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참과 거짓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못한 부분입니다. 뻔한 거짓말을 믿고 따르는 게 국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제2의 장진수가 없었으면 합니다. 사찰 사건에 대해서도 꼭 잊지 않고 기억해주세요. 우리가 기억해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반면교사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정리한 불법사찰의 기록이 아니다. 영혼을 되찾아가는 한 인간의 고뇌와 분노, 회한과 다짐의 과정이자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사회적 기록이다.
기타 연주에 자유를 싣고...마지막으로 그에게 양심고백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을 물었다. 그의 공직사회 인맥은 거의 끊겼다. 오는 7월이면 통장의 잔고가 '빵원'이 될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대신 '장진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권력과 돈에 굽실거리지 않고 자기 할 말을 하는 사람이란다. 그 중에 민간인 불법사찰의 피해자이고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김종익씨도 있단다.
그는 오는 6월 9일 서울 동교동의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오후 7시 30분에 북콘서트를 연다. 새로 인연을 맺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단다. 김종익씨는 플루트를 연주한다. 장진수씨는 전자 기타를 연주한다. 그는 요즘 손가락을 풀려고 <캐논 변주곡>과 <어메이징 그레이스>, <위풍당당 행진곡> 등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단다.
혹시, 그의 연주가 궁금하신가? 그가 아마추어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얼굴을 가린 채 자기 블로그에 올렸던 한 곡을 맛보기로 보여드린다. 곡명은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zen)이다. 자유를 갈망하는 집시의 노래다. 물론 북콘서트 날에 그는 얼굴을 드러내고 연주한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었다고 자책했던 장진수씨. 이제 '우울한 문(블루게이트)'에서 빠져나올 것 같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3
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공유하기
"5천만 원에 내 영혼을... 두 딸에게 부끄러웠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