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과 육상 수사 많이 달라... 불협화음 생길까 걱정"

'해경 해체' 선언 이후 당혹해 하고 있는 서귀포해경

등록 2014.05.28 11:26수정 2014.05.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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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서 초동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해양경찰이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해경 해체' 폭탄선언을 한 이후 큰 충격에 휩싸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수사·정보 기능을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를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인사 개혁 조치가 예상되기는 했지만, 출범 61년을 맞는 해경이 해체 수순을 밟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이기에 해경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해경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큰 폭의 조직 개편이나 구조조정 등 다방면의 개혁변화를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해체까지 대통령께서 언급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경이 새롭게 쇄신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해상과 육상의 수사시스템 많이 다르다"며 "수사·정보 기능을 경찰청으로 넘기면 오히려 불협화음이 더욱 생길까 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서귀포해경은 '세월호 참사' 이후 328명의 직원 가운데 진도 팽목항에 23명이 파견 지원을 다녀왔으며 현재도 8명이 팽목항에 파견돼 수색과 업무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숙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밤에는 찜질방에서 묵으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해경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해경 해체' 폭탄선언에 여야 비판 목소리 나와

한편 해경은 지난 1953년 12월 내무부 치안국 소속 해양경찰대로 출범했다. 창설 초기에는 해양경비, 어로 보호 기능을 주로 담당했지만, 지금은 해상범죄 수사와 해상교통 안전, 수상레저, 해양오염 방지 등 업무 영역이 크게 확대됐다.


해양경찰청은 본청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두고 산하에 동해·서해·남해·제주 등 4개 지방해양경찰청, 17개 해양경찰서, 여수 해양경찰교육원, 부산 정비창이 설치돼 있다.

해양경찰관은 해경공무원 채용 계획에 따라 일반 경찰과는 별도로 선발된다. 해기사 면허를 보유한 해양대 출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일반 대학졸업자도 다양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해경은 현재 정부 부처 17개 외청 중 인력과 예산 규모가 4위일 정도로 거대한 조직으로 변모했지만, 세월호 침몰 초기 부실한 초동 대응과 수색 작업 등으로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가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해경 해체' 폭탄선언과 관련해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의 공감대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이제는 안전과 생명을 중시하자는 것인데, 박 대통령은 '해경 해체' 초강수 카드로 이 점을 비껴가거나 아니면 무시했다는 비판을 한편에서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서귀포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해양경찰서 #세월호 #서귀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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