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첫 진보교육감 이청연 "학생 원하면 기타 치겠다"

[인천교육감] 선배 교사 끌어안고 눈물... "내년 혁신학교 시작"

등록 2014.06.05 03:52수정 2014.06.0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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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이청연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자 부인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4일 오후 이청연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자 부인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윤근혁

"학생들 앞에서 기타 치는 교육감 되겠다"

인천시교육감으로 당선이 유력한 이청연 후보(60)가 4일 오후 기자를 만나 다짐한 말이다.

30년 초등교사 시절 이 당선인은 학생들 앞에서 기타를 자주 쳐 '랄랄라 선생님'으로 통했다. 이날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줄곧 이 후보가 1등을 달리자 인천시 남구에 있는 이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도 노랫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 당선인은 4일 오후 9시 30분 외손녀를 안고 선거사무소에 들어섰다.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이청연!"을 연호했다.

"시민들이 부패한 교육 대신 혁신교육을 선택"

이 후보는 교대를 나와 초등교사 생활을 같이 한 유창하씨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지지자들이 마련한 꽃다발을 목에 걸었다. 초등교사 출신 첫 진보교육감이 탄생한 순간이다. 

이 당선인은 1976년 6월 경기 노곡초를 시작으로 2006년 인천 연수초에서 퇴직하기까지 30년 동안 교사로 일했다. 이 당선인은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이다. 교사를 그만둔 뒤에는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을 거쳐 지난 4월 24일까지 90만 명의 회원이 있는 인천시자원봉사센터 회장을 3년간 맡았다.


이 당선인은 당선 인사말에서 "앞으로 인천교육의 주인공은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라면서 "특정 학맥이나 인맥을 가진 교육 관료들이 인천교육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기자를 따로 만나 "해방 이후 70여년 만에 인천에서 첫 진보교육감이 탄생한 것은, 시민들이 낡은 교육 부패한 교육 대신 새로운 혁신교육을 선택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후보.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후보. 윤근혁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결과를 예상했나?
"선거운동을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붙었다. 시민들은 돈이 없는 저에게 펀드와 후원금으로 선거자금을 만들어주시고, 시민단체들은 정책, 공약과 함께 온기를 불어넣어 주셨다."

- 승리 요인은?
"친환경무상급식과 단계적인 고교 수업료 면제 등의 교육복지 공약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인천은 무상급식을 하지 않는 곳이다."

- 보수 후보들이 '색깔론'을 펼쳤는데.
"나는 이런 네거티브 선거전에 맞서 오로지 정책으로 대응했다. 오히려 용서한다고 했다. 아이들 앞에서 좌, 우는 없다. 교총과 같은 보수단체도 아우르면서 갈 것이다."

- 앞으로 교육감으로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인천교육을 확 달라지도록 하겠다. 교육청의 주인을 관료들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로 바꾸겠다. 원탁회의를 통해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교육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부끄러운 인천교육을 자랑스러운 인천교육으로 바꾸고 싶다."

"창의·공감 교육, 시민들이 지지"

- 혁신학교는 언제 문을 여나.
"인천에서도 드디어 2015년부터 혁신학교가 생긴다. 시민들의 열망을 바탕으로 충실하게 준비하겠다."

-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미래의 학력은 창의·공감 능력이다. 이런 교육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바로 진보 교육감들이다. 이를 국민들이 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 교육감이 되면 '기타' 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아니다. 학생들이 나를 불러준다면 지하철과 교실 어디든 기타 메고 달려갈 것이다. 교육청에서도 기타 동아리를 하나 만들고 싶다. 이런 '랄랄라 교육' 분위기 속에서 교육의 희망도 크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인천교육감 이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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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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