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떼고 포 떼고... 중소기업 적합업종 축소 불가피

동반성장위, 재합의 가이드라인 확정... 홈플러스 3년 연속 최하 등급

등록 2014.06.11 12:11수정 2014.06.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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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위원회를 마친 뒤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와 적합업종제도 개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큰 갈등을 빚었던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합의 가이드라인이 최종 확정됐다. 대기업 진출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뿐 아니라 외국계 기업과의 역차별이나 산업 경쟁력 약화 등도 고려하기로 해 적합업종 대폭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유장희, 아래 동반위)는 11일 오전 서울 반포동 서울팔래스호텔에서 3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적합업종제도 개정 방안과 재합의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중소기업 독과점과 산업경쟁력 약화도 고려"

동반위는 우선 올해 기간이 만료되는 82개 품목 가운데 재합의를 신청하지 않는 품목은 일단 적합업종에서 제외하고 ▲대기업 사업 철수로 중소기업 피해가 없는 경우 ▲적합업종 권고로 일부 중소기업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산업경쟁력 약화로 수출과 내수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경우 재합의 가이드라인 등을 토대로 최종 권고 여부와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3년으로 규정된 적합업종 재합의 기간도 해당 분야 중소기업들의 자구 노력과 적합업종 권고 이후 경영성과 분석, 대기업 미이행 여부 등을 고려해 정하기로 했다.

김종국 동반위 사무총장은 "세탁비누의 경우 LG생활과학이 철수한 뒤 중소기업인 무궁화가 독과점 상태이고 '아연분말'도 마찬가지"라면서 두 업종의 적합업종 권고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사무총장은 "재합의 연장 기간은 원칙적으로 3년이지만 기간 산정은 민간 합의를 존중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사무처도 실태조사를 토대로 3등급으로 나눠 적합업종 이후 경영성과 등이 우수한 경우는 그대로 유지하고 보통인 경우엔 6개월, 부진한 경우엔 1년 정도 기간을 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반위는 적합업종제도를 바꿔 적합성 검토 단계에서도 ▲중소기업 독과점 가능성 ▲국내 대기업 역차별과 외국계 기업 시장잠식 확대 가능성 ▲전후방 산업 및 소비자에 부정적 영향 있는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인지 등의 여부를 검토해 적업업종을 정하기로 했다. 


동반위는 이날 제도 개선 방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합의한 결과라고 밝혔지만, 적합업종 해제 신청이나 재합의 요구시 입증 책임과 권고 기간 축소 등을 놓고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유장희 "동반성장지수 평가는 '불후의 명곡'... 기업 응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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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원회가 11일 발표한 2013년도 동반성장지수 등급 ⓒ 동반성장위원회


한편 동반위는 이날 2013년 동반성장지수 대상 기업 108개 가운데 1차 협력사 8개를 제외한 대기업 100개의 등급을 발표했다. '최우수'(1등급)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포스코, 삼성SDS, KT, SK텔레콤 등 14개 기업 뽑혔고 삼성전자, 삼성전기는 3년 연속 1등급을 받아 '명예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반면 홈플러스, 이랜드리테일, 한국쓰리엠, 농협유통, 대상, 코리아세븐, 한국미니스톱, BGF리테일 등 14개 기업은 최하 등급인 '보통(4등급)'을 받았다. 특히 홈플러스가 3년 연속 개선 대상으로 뽑히는 등 유통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이행 실적을 제출하지 않은 이랜드월드와 협력중소기업과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동원F&B, 이랜드리테일은 '0점' 처리됐다. 

동반위는 올해부터 등급 명칭을 1등급은 '우수'에서 '최우수'로, 2등급은 '양호'에서 '우수'로, 3등급은 '보통'에서 '양호'로, 4등급은 '개선'에서 '보통'으로 각각 변경했다.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거나 비협조적인 기업에게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는 지적에 유장희 위원장은 "동반성장지수 발표는 잘못하는 기업을 응징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KBS '불후의 명곡'처럼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서로 잘하려고 하는 걸 평가하자는 개념"이라면서 "불후의 명곡에 나오는 7~8명 가수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가수들이고 거기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명예지 8등 했다고 열등 가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동반위가 이날 발표한 2014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134개 명단에는 삼성에버랜드, 네이버 등 28개 기업이 추가됐다. 특히 파리크라샹을 비롯해 CJ푸드빌, 남양유업, 매일유업, 한국야쿠르트 등 식품업계 중견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다만 네이버, 파리크라샹을 비롯한 중견기업 20곳은 올해는 시범 평가만 하고 평가 등급은 2015년도부터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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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원회가 11일 발표한 2014년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기업 134개 명단 ⓒ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지수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 적합업종 #중기적합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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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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