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용 교육수석, 제자 논문 요약해 자신을 제1저자로 발표

등록 2014.06.16 11:43수정 2014.06.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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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광철 황철환 기자) 송광용 신임 대통령교육문화 수석비서관(61)이 제자가 쓴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자신을 제1저자로 등재해 연구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6일 관련 학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논문은 송 수석이 2004년 12월 발표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과정에서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 상황 분석'이다.

이 보다 4개월 앞서 송 수석의 제자 김모씨는 'NEIS 도입과정에서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 분석'이란 제목의 석사학위 논문을 송 수석에게 제출했다.

연합뉴스가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를 통해 두 논문의 사본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제목은 물론 주제와 내용 상당 부분이 일치했다.

송 수석의 논문 첫쪽 요약문에 실린 '이와 같은 상호비협력적인 게임상황은 교육부와 전교조에게는 각자의 집단을 위해…(하략)'란 문장은 김씨가 쓴 논문 요약문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밖에도 두 논문은 곳곳에서 동일하거나 거의 일치하는 문장이 다수 발견됐다.

학계 관계자는 "송 수석의 논문은 88 쪽 분량인 김씨의 논문을 20 쪽으로 압축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지난 2007년 마련한 '논문표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용 표시 없이 6개 이상 동일한 단어가 연속으로 나열될 경우 표절로 판정할 수 있다.

특히 사실상 연구를 전담한 김씨의 이름을 제2저자로 제쳐놓고, 자신의 이름을 제1저자로 올린 것은 연구성과를 가로챈 셈이 돼 '자질 논란'으로 비화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송 수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당연히 제자가 논문을 쓴 것이니 (제자를) 제1저자로 하는 것이 맞겠지만 제자의 요청이 있었고 당시 논문 제목도 제가 주는 등 실질적으로 지도를 했기 때문에 별 생각이 없이 1저자로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아예 제자 이름이 2저자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논문을 가로챈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지도한 부분이 있어서 가로챘다는 표현은 너무 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57)는 박사 학위 논문 발표 전 같은 내용의 요약본을 학회지에 게재해 자기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이 후보자는 2005년 8월 중앙대에서 '한국 노사관계체제에서의 정부 역할 모형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기 전 2004년 12월 학술지 '한국정책연구'에 '노사관계에서의 정부 역할에 관한 비교 연구'라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은 22쪽 분량으로 박사 학위 논문에 거의 그대로 실렸다.

이 후보자는 자기 표절 의혹과 관련해 "지도 교수와 상의해 논문 심사 전 여러 의견을 받아보고 논문에 반영하자는 뜻에서 학술지에 먼저 요약본을 실었던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을 표절로 간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송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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