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친박' 삼각편대 완성, 문창극에 빛바랜 개각

박 대통령, 친박 핵심 측근 전면 배치... 보수 교육장관 발탁, 진보교육감에 선전포고?

등록 2014.06.13 18:52수정 2014.06.1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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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7개 부처의 장관을 바꾸는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대선 캠프에서 활약한 핵심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내각에도 친박 측근들을 핵심 포스트에 발탁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인사 개편을 통해 여당과 청와대에 이어 내각까지 친정체제 구축을 끝냈다. 당·정·청에 수족과도 같은 측근들을 전면 배치해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산이지만 사회 통합형 국정운영과는 더 멀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 실세' 최경환 경제부총리 발탁

a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 ⓒ 유성호

이번 개각에서 핵심은 '친박 실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경제부총리 발탁이다. 최경환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을 맡는 등 박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친박 배려' 형식으로 지식경제부 장관에 기용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5월부터 집권여당의 첫 원내대표를 맡아 여당의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여기에 안종범 청와대 신임 경제수석도 친박 핵심으로 측근 정치인들이 새 경제팀을 이끌게 됐다. 이들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함께 당·정·청 삼각편대를 이끌면서 임기 중반기 성과를 내야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는 최 후보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지식경제부 장관, <한국경제> 논설위원 등을 역임해 경제정책과 실물경제, 정치분야에 두루 정통한 분"이라며 "강한 추진력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경제부흥 이뤄낼 수 있는 분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정성근 아리랑TV 사장, 안전행정부 장관에 정종섭 서울법대 교수 등 친박 인사가 기용됐다. 정성근 후보자는 SBS 앵커 등을 지낸 방송기자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공보위원으로 활동했다. 정종섭 후보자는 학자 출신으로 정치인은 아니지만 지난 201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아 인연을 맺는 등 친박 성향 인물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에 내정된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은 친이계로 분류되지만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안전한사회추진단장을 맡은 바 있다. 새누리당 내 '친이'를 배려하고 친박 편중 인사라는 불만을 달래기 위한 인선으로 해석된다. 

친박 전진 배치된 당·정·청... 갈등 예고한 우편향 교육부 장관


a  김명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

김명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 ⓒ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당·정·청에 핵심 측근들을 전면 배치함으로써 세월호 참사로 수렁에 빠진 국정운영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정·청을 모두 친박이 장악함으로써 통합과 포용보다는 성과주의에 집착한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경우 원내대표 시절 청와대에 지나치게 종속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정점으로 수직적 당청관계가 고착화되면서 여당이 마땅히 해야할 말도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친박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낙선한 데는 이같은 청와대의 독주에 대한 당내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 교육부 장관에 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을 발탁한 것도 향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보수성향이 짙은 교육계 인사다. 김 후보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법외 노조화에 찬성하고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해 왔다. 또 중·고교의 역사 교육이 좌편향됐다는 우려를 나타내는가 하면 안보교육이 무상급식보다 우선이라는 내용의 글을 언론에 기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교육계의 각종 핵심 쟁점에 대해 '우편향'을 보여온 김 후보자와 6·4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진보 교육감 사이에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 발탁을 통해  '진보 교육감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김 후보자의 경우 사회부총리로서 통합 조정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뒤따른다.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 교육부 장관은 사회부총리를 맡아 외교·통일·국방을 제외한 비경제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행정 경험이 전무한 김 내정자의 역량에 의문 부호가 달리면서 국회 인사청문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문창극 파문에 빛 바랜 개각... 낙마 땐 국정운영 큰 타격

특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망언 파문으로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2기 내각 출점 등 인적쇄신이 큰 상처를 받은 점은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쇄신 노력은 이미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고 있어 2기 내각의 정상 출범 여부가 달린 문 후보자의 거취는 오리무중이다.

만약 문 후보자가 여론의 압박에 결국 사퇴하거나,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치르더라도 여당의 '반란표'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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