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문주현
- 먼저 재선한 것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50% 이상으로 당선되는 것과 그 미만으로 당선되는 것은 실리는 힘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보는데 50% 넘어서 55%로 당선되니까 상당히 힘이 많이 실린 거죠. 지난 4년간 도교육감 직무수행에 대한 합격통지서를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죠. 그리고 또 다른 4년 임기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이전 4년보다 더 좀 탄탄하고 알차고 건강하게 전북교육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 55% 받았으면 45%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 아닌가요?"모든 유권자의 교육감이라는 의미가 있죠. 당연히 (모든 유권자들을) 존중하면서 가야 하는 것이죠."
- 선거 초반부터 본인과의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경쟁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높으셨는데 비결이 있나요?"지난 4년 임기 내내 최우선으로 가장 앞에 설정한 가치가 있었어요. 그 가치는 진보, 보수의 가치도 아니고 오로지 아이들이었어요.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놓고 지난 4년을 달려 왔어요.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어요. 오로지 전북교육이라고 하는 공익만을 추구했습니다.
전북교육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청렴도가 전국 상위권입니다. 특히, 인사 행정의 투명성이 중요합니다. 인사 행정이 투명해야 공직자들이 의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거든요. 이 투명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즐거운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학교 문화를 바꾸는데 일정 기여했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 도민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 같아요."
"1기 임기 평가는 여전히 85점... 장애학생 지원이 가장 어려워"- 지난 4년 동안 교육감에게는 '불통'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요."지난 4년 동안 소통을 가장 많이 한 사람들이 아이들이었어요. 가장 많이 만났고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내 생각을 전하기도 하고 토론하기도 했어요. 그 다음은 학부모와 많이 소통을 했어요. 학부모들의 불만과 요구가 뭔지 끊임없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만큼 교사들을 만났어요. 교사들의 가슴속 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기회를 많이 가졌거든요. 그러다보니 언론과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는 빈도가 줄었죠. 그래서 '불통'이라는 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교육부와 관계에서도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데 왜 자꾸 '전북' 독자적인 의견을 내느냐, 이게 불통 아니냐 등 이런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 앞으로도 똑같이 할 생각이신가요?"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의 3주체와 만남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지난 4년 동안 소통이 충분하지 못했던 영역과도 소통을 넓혀 나가야겠죠. 단 전제조건은 건강한 소통이에요. 아이들한테 부끄러운 소통은 앞으로 4년 동안에도 하지 않을 거예요."
- 지난 번 인터뷰에서 3년간 일했던 시절을 스스로 85점을 주셨잖아요. 1기 임기를 마친 시점에서 지난 4년을 평가해 주세요."지금도 85점은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은 내가 정말 못했다고 하는 것은 없지만, 진도가 못나간 것은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특수교육이에요. 특수교육이 참 어렵더라고요. 특수교육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야 하는데, 정말 이해하는 것도 어렵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어렵죠. 장애 학생들은 제도권 교육을 마쳤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지원과 배려가 계속적으로 필요한데, 이런 것들이 유기적으로 잘 안 되다 보니 힘들고 괴롭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A학점은 못 되고 85점은 될 것 같아요."
- 선거 후 교총에서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어떻게 보십니까?"축구시합에서 지니까 축구를 없애자는 것과 똑같아요. 지금 교육감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직선제 도입을 주도적으로 주장한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선거 결과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니까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거죠.
그리고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에요. 유권자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의 도구는 아니지 않느냐 하는 거죠.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구현하기 위해서 유권자를 동원할 수 있고 외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봐요."
- 일각에서는 고등학생까지는 교육감 선거에 투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어요."선거권 연령에 글로벌스탠더드라고 한다면 만 18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만 19세이잖아요. 18세로 하면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선거권 연령에 관한한 대한민국은 후진국이죠. 고교생까지 교육감 선거권을 확대하는 것은 입법 정책의 문제에요. 그렇게 갈 수도 있는 거예요. 저는 찬성이에요."
- 직접적으로 말해서 투표권은 어디까지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교육감 선거에 관해서는 고등학생에게 줘도 문제는 없다고 봐요. 중학생에게는 좀 빠른 것 같아요."
- 김 교육감께서는 진보교육감 당선에 대해 "진보교육감을 선택하게 된 결정타는 세월호 참사에서 국가가 몸을 던져 아이들은 구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고 하셨어요."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국가 살인이라고 생각해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용서받을 수 없는 일에요. 오늘 유가족인 학부모 한 분이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죠. 국가가 전액 배상해야 해요.
절대 피해자들과 유가족이 정부가 내세우는 보상에 휘둘려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보상은 슬프게 숨져 간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보상과 배상 차이는 원인 행위에 있습니다. 보상의 원인행위는 적법행위, 배상은 불법행위에요. 이것은 불법행위입니다. 보상이 아니라 배상을 꼭 받아야 하는 일이죠. 또 이것을 가지고 흥정해서는 안 됩니다."
- 지난 2011년 인터뷰에서도 "서울로 대학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지방에 머무르도록 하겠다"고 하셨지만, 우석대가 충북으로 옮기는 것으로 알아요. 그러면 대학 진학 때문에 외지로 떠나는 학생들이 늘어날텐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북대를 비롯해서 전북 도내 대학의 신입생 합격 점수가 높아지고 있어요. 타 시도에서 전북으로 들어오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거든요. 그것은 전북에 있는 대학들에 입학해도 일정 정도 진로가 보장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진로 보장이 보이지 않음에도 막연하게 전북소재 대학들을 선택할 정도로 우리 학생들이 단순하지는 않다고 보거든요. 이것은 우리 도내 대학들에서 정말 긍정적인 여러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석대 옮기는 것은 지금 확정된 것이 아니죠. 설만 있는 것인데, 대학교 하나가 옮기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전북에서도 탄탄한 대학으로 자리 잡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우석대의 중등 특수 유아특수, 문예창작과는 굉장히 인재들을 많이 길러내고 있어요. 그래서 우석대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커가는 과들이 많죠. 우석대 자체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고 보거든요."
- 4년 전 김 교육감께서는 부패를 큰 문제로 꼽으셨는데 지금 현재 전북교육의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현재 전북교육 문제는 작은 학교들이 많다는 겁니다. 작은 학교들이 많고 또 특히 전주 익산 군산의 경우에는 도시의 거주 지형이 끊임없이 바뀌고 있어요. 외부 유입 인구는 많지 않은데, 거주 중심지는 계속 옮겨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학교가 거기에 탄력적으로 대응을 못하는 겁니다. 학교가 같이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아파트는 유동적인데 학교는 그렇지 않다보니, 학생들이 집에서 통학하기 힘들어지거든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학생들 안전 문제 깊이 인식... 위험에 대응하는 훈련도 시킬 계획"- 김 교육감께서는 대학 교수 출신이지만, 교육감 업무 대부분은 초·중·고 문제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없었나요?"그래서 공부가 필요하죠. 그러나 교수와 학습은 보통교육과 고등교육 사이에 본질적 차이는 없어요. 본질은 같아요. 가르치는 행위가 있고 배우는 행위가 있잖아요. 그 점에서 같은 거예요.
대학은 교수의 강의와 교육과정 등이 자유롭잖아요. 보통교육은 정형화되어 있어요. 이런 차이점이 있고, 대학교수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을 교사들이 많이 가지고 있더라고요. 여기 와서 보니까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것을 목도한 것이 교사들은 자기 수업을 자유롭게 공개하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교수는 자기 강의 공개 안 하거든요. 이점은 상당히 진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대학교수에 비해 교사들의 수업시간은 엄청나게 많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럼에도 교사들이 자기 길을 묵묵히 걷는 것을 보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런데 어려움을 말하라면 특수교육, 유아교육을 정말 어려워요."
- 4년이 새롭게 시작되는 데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그리고 도민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정치든 교육이든 중요한 것은 일관성 유지거든요.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안정이 되는 거예요. 김승환 교육감 1기의 일관성을 차기 4년 동안 유지해나갈 겁니다. 특별히 더 신경 쓰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꿈을 잘 키워주고 싶은 거죠. 그 꿈이 잘 꽃피울 수 있도록.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이들을 위한 진로직업체험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는 거예요.
현재 교육청 내에 학생들이 들어와 진로직업체험 교육을 하거든요. 7월 1일 이후부터는 교육감 방도 진로직업체험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겁니다. 아이들이 결재하는 것도 다 보게 될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직업이라고 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거거든요. 이러한 체험의 장을 전라북도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시킬 예정입니다. 그리고 사기업들에도 협조를 구해서 확산해 나갈 생각입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현재 우리 사회의 안전 문제가 심각하잖아요. 우리 학생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어떤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거기에 체계적이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훈련도 시킬 계획입니다. 또, 위험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자신과 친구들의 생명과 신체를 지킬 수 있는 훈련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전북도민들께 앞으로도 우리 전북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 어린 비판 그리고 응원과 지지를 계속해서 보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0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