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병정신선양중앙회 부설 의병연구소장인 이태룡 박사는 최근 '화승총 베개 삼았던 국권회복기 배달겨레의 의병투쟁'을 담은 책 <한국의병사> 상-하권을 펴냈다.
윤성효
배달겨레 5000년 역사 중 1000여 차례의 외적침략이 있을 때마다 일어났던 의병(義兵)들은 요즘 '대한민국'에 사는 후손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일제 부역'을 했던 친일파들의 후손이 정치를 하고, 국무총리 후보자가 '일제'와 '친일'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뱉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선조 의병'은 뭐라고 할까.
이태룡 문학박사가 펴낸 책 <한국의병사> 상-하권에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상권에는 '고조선 시대부터 병자호란까지', 하권에는 '화승총 베개 삼았던 국권회복기'까지의 배달겨레 의병투쟁이 담겨 있다.
1980년대부터 의병연구를 시작했던 그는 '의병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이 분야의 첫 박사학위였다. 그는 <최익현의 순창의병과 유소 연구> 등 20여 편의 논문과 <한국 근대사의 의병투쟁> 등 20여 권의 책을 펴냈는데, 우리나라 의병 연구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사' '농학사'처럼 '의병사'도 있어야 하고, 대학에 '의병학과'도 있어야 한다는 게 이 박사의 생각이다. 그는 책머리에 "의병은 외적이 침략했을 때 스스로 일어선 민병이니, 이를 정리하는 데는 외침을 살펴보아야 하고, 왜 외침이 있게 되었나를 또 살펴보아야 하는 작업이니, 복잡하고 힘이 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해놨다.
그러면서 그는 "의병의 삶은 누가 정리할 수 있을까? 의병학과가 없으니, 누가 정리해야 할까? 누군가 정리를 하면, 뒤에 이를 고치고, 또 고치고, 수십, 수백 번을 정리하면 배달겨레의 의병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료·사진 80여 장 수록... 방대한 자료이태룡 박사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중국의 사료와 사진 80여 장을 곁들였다. 사료 중에는 임진왜란 때 전라도 김제 등지에서 벤 코 3369개의 영수증, 한말 일본 남부군 사령관이 백마를 타고 의병학살을 독려하는 사진 등도 있다.
한·거란·홍건적·여진·몽골·일본 등 이민족은 끊임없이 침략해왔고, 외적을 물리칠 때마다 의병이 일어났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임진왜란·병자호란 때 의병과 한말(국권회복기) 의병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됐는데, 오랫동안 의병을 연구하거나 자료를 수집해 온 이태룡 박사는 이번에 한반도의 방대한 의병사를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