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생존학생들 법정에 선다

[세월호 선원 2차 공판준비기일] 7월 중 증인 출석... 6월 24일 첫 공판

등록 2014.06.17 18:06수정 2014.06.1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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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원 첫 공판 이준석(69)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이 10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선장 등 4명,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또는 유기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11명 등 피고인 15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세월호 선원 첫 공판이준석(69)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이 10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선장 등 4명,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또는 유기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11명 등 피고인 15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사진공동취재단

친구와 스승을 잃은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조만간 법정에서 세월호 참사를 증언한다.

이준석 선장 등 선원 15명의 재판을 심리하고 있는 광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7일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7월 22일쯤 단원고 학생들 증인 신문을 진행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선원 대부분이 현재 '승객들을 버리고 먼저 탈출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생존학생들의 증언은 재판부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임정엽 부장판사는 향후 일정을 정리하며 "좀 더 많은 분들이 증언해주시면, 진실을 발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증인 신문 기일을 최대한으로 잡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단원고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 생존자와 승무원들의 진술을 상황·위치별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매주 화요일마다 심리하는 것뿐 아니라 추가로 더 공판기일을 진행할 뜻도 내비쳤다. 검찰은 아직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단원고 학생 20여명을 포함, 생존자 30여명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손아무개 기관사 "모든 혐의 인정... 합당한 처벌 바란다"

이날 손아무개(57) 1등 기관사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의 변호인은 "일개 기관원인 피고가 어찌할 수 없었다거나 급격히 배가 기울었기 때문에 죄가 없다는 주장은 하지 않겠다"며 "법에 따라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손씨가 승객 구조와 관련해 별다른 지시를 받지 못했고, 세월호 참사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점 등을 재판부가 형량을 정할 때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사고 직후 해경 조사를 받던 중 죄책감으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그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외아들을 둔 아버지인 만큼 이번 일을 너무도 죄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아무개(25) 3등 기관사, 조기수 이아무개(56)씨와 박아무개(59)씨는 이준석 선장 등 나머지 선원 11명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세 사람의 국선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승객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먼저 퇴선, 구조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그 자체가 위법하진 않은 데다 지위·연령 등을 고려하더라도 구조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족들은 이날도 안산에서 버스 3대를 타고 광주지법을 찾았다. 심리 초반만해도 차분함을 잃지 않던 희생자 가족들은 선원들의 모습에 또 다시 분노했다.

몇몇 학부모들은 '피고들이 재판 중에 졸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발언권을 얻은 한 어머니는 "우리 자식들은 아직까지 어머니 품에 못 돌아온 애들도 있다"며 "왜 저 사람들을 앉혀 놓느냐"고 소리쳤다. 또 다른 어머니는 '상황이 긴박해 구조가 불가능했다'는 변론을 듣고 도저히 못 참겠다는듯 "그 말씀을 변호라고 하시는 건지…정말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눈물 "정말 알고 싶은 게 있다... 왜 선원들만 나왔나"

어머니의 슬픔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날 단원고 박예슬 학생 어머니는 "다른 건 모르겠고 정말 알고 싶은 게 하나 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애기랑 10시 12분에 5분 정도 통화했는데 제 목소리 듣고 울면서도 '엄마 금방 구조되어서 나갈게, 걱정하지마'라고 했는데 차갑게 되어서 돌아왔다"고 했다. 방청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말 궁금한 게 본인들은 그 시간에 나오고, 우리 애들 죽는 순간에도 살아서 나온다고 했는데…. 나가면서 왜 그냥…. 빨리 한 두 명이라도 나가라는 얘기를 못하고 도대체 왜 자기들만 나왔는지, 그걸 알고 싶다. (선내)방송 안 된다고 했는데, 우리 애기 동영상에는 분명히 방송 됐다. 국선 변호사님들이 저 사람들 변호해줘야 하는 거 안다. 하지만, 하지만… 저희들도 왜 그 말 한 마디, 방송 끝나자마자 자기들은 마이크 놓고 나왔는지 그것만은 꼭 밝혀 달라. 이말 꼭 드리고 싶었다. 꼭."

묵묵히 유족들의 발언을 듣던 임 부장판사는 박예슬 학생 어머니 얘기가 끝나자 "사실 공판기일이 시작되면 굉장히 바빠서 "오늘처럼 말씀하실 기회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지난번부터 준비한 의견서를 내주시고, 또 어느 정도 단계가 지나면 그 (유족의) 심정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꼭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재판부는 6월 24일 오전 10시에 마지막 준비기일을 열어 쟁점 등을 정리하고, 이날 오후 2시에 첫 공판을 시작한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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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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