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토종 여우, 서식지 비공개했어야"

"가감없이 보도한 언론도 문제" 지적... 서식지 보호 대책 절실

등록 2014.06.20 09:23수정 2014.06.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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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의 한 야산에서 '토종'으로 추정되는 '여우'가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서식지 공개로 토종여우 생존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9일 환경운동연합(아래 환경연합)은 논평을 내고 "토종여우 발견은 생태계 먹이사슬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멸종·희귀 동식물 보호를 위해서는 서식지를 비공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야생 토종여우는 1974년 지리산에서 밀렵꾼에게 잡힌 뒤 30년 동안 발견되지 않다가, 2004년 강원 양구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다. 현재 환경부는 한국 토종여우를 멸종위기 1급 동물로 지정한 상태다.

환경연합은 "발견된 여우가 토종인지 아닌지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우의 서식지가 공개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우며, 이를 가감 없이 보도한 언론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1997년 경기 시화호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의 산란지가 공개된 후 사람들의 과도한 간섭으로 어미 새가 스트레스를 받아 알이 부화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는 게 환경연합의 지적이다. 또한 희귀 야생초 역시 서식지가 노출되면서 훼손 사례도 있다고도 밝혔다.

환경연합 정위지 간사는 "여우 서식지가 공개된 만큼 철저한 보호대책이 절실하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올 가을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 총회가 개최되는 만큼, 환경부 및 학계, 언론, 시민들이 생물종 보전을 위한 노력과 주의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는 여우 발견 현장에 설치한 CCTV를 통해 형태상 한국 토종여우와 비슷하다고 밝히며, 정확한 분석을 위해 유전자 조사를 위한 검삿감(검체)을 확보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blog.naver.com/ecocinema)에도 올립니다.
#토종여우 #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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