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림 전교조 전북지부 고창지회장
전교조 전북지부 고창지회
"25년 전 전교조를 만들 당시 상황은 잘 몰라요. 그저 선생님들한테 이야기로 들었지요. 그리고 조합원이 된 지금 당시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으니까 '이게 뭐지?'라는 생각만 들어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구나는 마음과 함께 속상한 마음이 드네요."
전교조는 지난 19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의해 법외노조가 됐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정권은 노동문제에 있어서도 과거로 회귀하고 있었다. 교육 혁신을 들고 나온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교육의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열망은 '전교조 법외노조'라는 큰 벽을 맞이했다.
조합원 자격과 임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고자 조합원 자격 유지'를 이유로 노조 자격을 박탈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모든 선생님들이 다 학교 현장에서 잘해주시지만, 교육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실 안에서의 참교육뿐 아니라 제도개혁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제고사나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전교조의 역할이 중요하죠. 그런 것을 바꾸기 위해 교사들이 집회도 참여하는 것이죠." 한국사회는 80년대 민주화의 바람과 함께 신자유주의라는 체제를 받아들였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권까지 여·야 구분 없이 교육과 경제에 있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추진한 것이 사실이다. 일제고사와 성과급, 교원평가와 학교 비정규직 양산, 시간제 교사 등의 교육정책에 전교조는 맞서왔다.
그래서 전교조는 법외노조화 시도가 박근혜 정권이 정책 실현의 걸림돌을 미리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교사의 정치 참여를 싫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도를 개혁하려면 교실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어요. 입법을 관장하는 국회에도 말하고, 제도들을 단체협약을 통해 맺기도 하는 것이죠. 제도를 개혁하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교육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편이고, 그런 부분을 고려했으면 좋겠어요."25살 젊은 전교조 교사에게도 아직 교육 현장은 바뀌어야 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더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 해요. 초등은 일제고사가 없어졌지만, 아직 중학교는 일제고사가 남아있어요. 저도 일제고사를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아이들한테 하라고 하는 것이 미안해요. 그리고 저도 수능을 볼 때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입시 때문에 자살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볼 때 개혁이 필요하다고 전교조는 보고 있어요. 또, 교사들이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런데 성과급과 교원평가 등을 보면 교사들을 줄 세우는 것만 생각하고 있어요. 개선해야 할 점이 참 많아요."그래서 노 지회장은 전교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전교조가 꿈꾸는 교육개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강하다.
"전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조퇴 투쟁도 각오하고 시간을 내서 여러 집회도 나가는 것은 교육을 정말 좋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이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검찰과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의 조퇴투쟁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조합원들의 조퇴 투쟁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정치적 주장을 담은 교사선언 등이 중대한 혼란을 초래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노 지회장은 "전교조의 뜻을 따를 거예요. 그리고 학습권 침해 이야기를 하는데, 수업은 4교시까지 할 거에요. 아이들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책임을 다하고 조퇴하는 것이기에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언론이 왜곡된 시선으로 전교조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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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25살 동갑내기 전교조, 꼭 지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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