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언론연대, 민언련 회원들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 중징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양태훈
두말할 나위 없이, 박만 위원장이 이끌던 2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골칫거리는 단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었을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지난해 11월 방송됐던 <뉴스9>의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태 보도에 중징계를 내렸다.
국정원발 희대의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 유우성씨가 <뉴스 큐브6>에 출연한 것을 두고도 방통심의위는 징계 및 경고 조치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일방 당사자만을 출연"시켜 시청자에게 혼동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의결 요지였다. 언제나 그렇듯, 공정성과 객관성 등을 문제 삼았다.
과정은 단순하다. JTBC가 진보와 보수(언론을 포함해) 양측의 의견이 갈리는 사안을 보도한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된다. 보수 언론이 이를 지적하고 나선다. 다수와는 거리가 먼 숫자의 (애국보수시민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민원이 접수된다.
그리하여, 방통심의위가 회의를 통해 징계 등을 의결한다. 여당 추천 인사가 압도적인 수를 차지하는 현 위원회 구성상 청와대와 여당의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는 방통심의위의 징계 폭탄을 피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제 KBS다. 길환영 사장이 퇴진하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갈구하는 그 KBS 말이다.
진중권 교수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25일 <중앙일보> 1면 헤드라인은 <문창극 사퇴 - 민주주의 숙제 던지다>였다. 뒤이어 <KBS, 강연 70분 → 2분 거두절미 왜곡 … 취지는 "민족의 시련 또 하나의 기회>, <"문 후보 사퇴 아니라 피살이다 … 이제 비겁한 포퓰리즘과 싸움">, <원칙을 지켜내지 못한 한국 사회>, <문창극 사퇴로 우리가 잃은 것>과 같은 기사를 쏟아냈다.
현장기사와 칼럼, 사설 등 그야말로 지면을 탈탈 털어 문창극 살리기에 전방위적으로 나선 것이다.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란 발언이 담긴 온누리교회 강연을 최초 보도한 KBS의 보도를 '왜곡'으로 규정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전날인 24일엔 "KBS 문창극 왜곡보도, 방통심의위는 즉각 심의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견을 고스란히 전했다. <KBS 문창극 보도, 저널리즘 기본원칙 지켰는가>와 같은 전형적인 KBS 때리기 기사도 빠질 리 없었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의 최승호 PD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KBS가 문창극 보도한 것은 참 잘한 겁니다. 그냥 놔뒀다가 식민지배가 하나님 뜻이라 한 총리가 나왔으면 고노담화 흔드는 일본에 어떻게 대응합니까? 그런데 그런 좋은 보도를 비난하는 <중앙>은 도대체 무슨 언론입니까? <중앙일보>가 참 사악한 짓을 하네요. 당연한 검증보도를 KBS가 했다고 개조대상이라니, <중앙>과 홍석현일가의 행태야말로 개조대상입니다."
JTBC <뉴스콘서트>에 패널로 출연하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 역시 <중앙일보>의 논조를 두고 '언피아'라고 규정하며 비판했다.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이번 문창극 인사참극을 놓고 가장 추태를 부린 것은 종편이 아니라 <중앙일보>였습니다. 아무리 자기 회사 사람이라 해도 정도가 있지... 자기들이 <중앙일보> 종업원 이전에 기자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온갖 추태를 부렸죠. 이것도 따로 문제 삼아야 합니다. 기자들이 저렇게 정권에 개처럼 충성하고, 그 대가로 청와대나 들어가는 언피아 현상도 반드시 척결해야 합니다." 문창극에 버금가는 박효종 위원장,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