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짜리 전시품을 그냥 없애는 셈... 혈세 낭비다"

[현장] 공주시, 10억 들인 데크길 5년만에 철거... 시민단체 "감사청구할 것"

등록 2014.06.27 17:23수정 2014.06.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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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관공원의 데크길 부식으로 인한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공주시가 데크길 철거를 시작했다. 철거 공사 기간은 6월 23일부터 7월 20일까지다.
신관공원의 데크길 부식으로 인한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공주시가 데크길 철거를 시작했다. 철거 공사 기간은 6월 23일부터 7월 20일까지다.김종술

충남 공주시가 5년 전에 10억 원을 투입해 설치한 신관둔치공원 데크길(공주대교-금강교-정안천교)이 노후했다는 이유로 철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전형적인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주시는 2010 세계대백제전을 위해 시비 10억 원을 투입해 2009년 신관둔치공원 데크길을 조성했다. 하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6월 23일부터 철거 공사에 돌입했다.

신관공원에서 만난 한 주민(54, 여)은 "일부 나무가 썩어서 봄에 수리를 하는 것 같더니 이제는 다 뜯어내고 있다"라면서 "얼마 되지도 않은 데크길을 벌써 철거한다는 것은 세금을 흥청망청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은 "공주시가 엉터리로 설계하고 시공해 문제가 드러나자 증거를 없애려는 것 같다"라면서 "이곳은 원래 이용객이 적은 곳이다, 처음부터 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라고 지적했다.

한준혜 공주생태시민연대 회장은 "데크를 설치할 때도 사용자가 적어서 예산 낭비 지적이 있었다"라면서 "10억 원이나 들여서 만들 길을 5년도 안 돼 철거한다는 것은 시민들이 분노할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10억 원짜리 전시용품을 설치했다가 그냥 철거하는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면서 "충청남도와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라고 덧붙였다.

"검토결과 보수 불가 판단"... "감사 청구하겠다"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신관공원 데크길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신관공원 데크길김종술

 신관공원 데크길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신관공원 데크길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김종술

공주시 담당자는 "보수를 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봤다, 데크길 아래에는 받침목이 있는데 다 썩어서 못도 박히지 않고 보수를 할 수가 없다"라면서 "바닥에 구멍이 뚫려서 보수를 위해서는 전체를 갈아야 한다, 보행자의 발이 빠지고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철거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설치 여부는 이번에 당선된 오시덕 시장(새누리당)의 의견을 따라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청남도 건설교통국 담당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나 도에서도 데크길을 많이 설치하는데, 사용기간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최소 10년은 사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5년 사용하고 철거할 바에는 차라리 설치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공주시가 데크길 유지·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데크 시공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와 습도에 민감한 목재라고 하더라도 데크는 방부목이라 색상칠만 3~4년에 한 번 정도 해준다면 방수·방충·자외선 차단이 된다"라면서 "이렇게 했을 때 10년 이상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공주시 데크길은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혈세낭비 #공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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