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를 나와 한국교원대 교수를 지내면서 현재 한국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다.
연합뉴스
이씨는 그러나 김명수 교수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보여준 모습은 그와 달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논문 표절과 연구 실적을 가로채고 부풀렸다는 비판에 대한 교수님의 '몰랐다', '기억이 안 난다', '제자의 동의를 받아서 문제될 것이 없다', '관행이었다'라는 말은 교수님께 연구 윤리를 배운 절 당혹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논문 중 상당수가 같이 수업을 들었거나 연구실에서 봤던 사람들의 논문"이라며 "저는 그 논문을 원저자가 쓰는 과정도 봤고, 다 쓴 논문을 교수님을 '제1 저자'로 하여 학술지에 싣기 위해 학생이 스스로 요약하는 과정도 여러 차례 봤다"고 주장했다.
이씨에 따르면 김명수 후보자는 발표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이를 발표하기 쉽게 요약해달라고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은 물론, 발표 장소까지 운전을 시키기도 했다. 이씨는 "당시 교수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돌아서서 욕하는 것은 대학원의 일상"이었다며 "그 일을 맡은 학생은 다른 학생들의 눈초리와 자괴감, 교수님의 수정 요구 등을 견뎌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어 김 후보자가 오랫동안 써온 한 일간지 칼럼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쓴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씨는 "교수님이 말씀한 방향과 논지로 학생이 글을 쓰고, 교수님이 이를 확인 후 수정해 넘기는 것이 <문화일보> 칼럼이었다"며 "당시 그 글을 쓸지에 대해 몇몇 학생들이 모여 심각하게 회의를 했고, 결국 일부 학생들은 칼럼을 대신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선·후배 사이에 반목과 갈등이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씨는 "학생이, 특히 학계에 남고자 대학원을 진학한 사람들이 교수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한국 학계에서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학생의 논문을 교수님께서 빼앗아가는 것은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일종의 '인정'이기도 했다, 저 또한 논문이 프로젝트 보고서로 재탕되는 걸 눈감는 대신 조금의 수당과 연구 실적을 얻는 학생들을 부러워한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당시 자신이 담당한 학부 수업을 대학원생들에게 나눠 맡기기도 했다. 이씨는 "물론 학생에게 특강 원고를 맡기거나 가짜 프로젝트를 하고, 사적인 일에 학생을 동원하는 것은 교수님만이 아니라 많은 교수님들도 하신다"며 "그러나 이런 잘못이 계속 행해져 잘못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 잘못임을 알지만 고치지 않아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든 사회악, 그것이 바로 교수님이 말하는 '관행'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씨는 편지의 말미에서 김 후보자에게 "논문 표절 의혹은 해명이 필요 없는 일"이라며 "해명하지 말고 그저 사과해달라, 부디 책임을 통감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표절 의혹은) 원논문과 표절 논문을 비교하면 누구나 확인이 가능하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그간 미처 교수님께 대면해 싫다고 말하지 못한 수많은 제자들에게 사과해달라, 수많은 교수님의 제자들을 기만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그때는 관행이었기에 서로 모른척 넘어갔다 하더라도, 지금 이렇게 전 국민에게 알려진 상황에서 더 물러설 곳은 없다"며 "제가 이런 글을 쓴다 해도 7월 9일 예정된 인사청문회는 열리겠지만, 교수님께서 논문 의혹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라며 첫 번째 편지를 마친다"고 썼다.
한편 김 후보자 쪽은 해당 언론사에 "청문회에 가서 이야기하겠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별다른 해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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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후보 제자 "교수님, 표절 인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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