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정상부, 대규모 습지였는데 군부대가 훼손"

내원사 '정상 복구해야' ... 양산시 '공원 조성' ... 국방부 '철조망 등 철거'

등록 2014.07.02 14:11수정 2014.07.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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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4일 오전 10시 36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무제치늪'보다 훨씬 넓은 규모의 습지가 천성산(원효산, 해발 922m) 정상부에 있었는데, 국방부가 군부대로 사용하면서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끈다.

천성산 정상을 조사한 이병천 박사(산림생태,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회장)와 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내원사), 내원사 지월 스님은 옛날 습지 상태로 복구해야 할 것이라 촉구했다. 이 박사 일행은 1일 현장 답사했다.

천성산 정상은 양산시와 내원사 소유의 땅이다. 국방부가 이곳에 부대를 설치해 사용해 오다 2003년 12월 레이더기지를 철수하고, 2006년 2월 군사보호구역 해제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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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제1봉 정상에는 군부대가 들어오기 전 넓은 습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곳은 군부대가 폐쇄된 뒤 복원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데, 환경단체와 종교단체들은 습지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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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부대가 주둔해 있다가 2006년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됐던 천성산 제1봉 정상 부근에 철조망과 폐타이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 ⓒ 윤성효


현재 이곳은 군부대가 폐쇄되었지만, 지뢰 위험으로 인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정상 입구에는 지뢰 위험 안내판과 함께 곳곳에 철조망이 쳐져 있다.

천성산 정상에는 군부대 폐쇄 10여년이 됐지만 아직도 흔적이 남아 있다. 철조망뿐만 아니라 폐타이어와 드럼통이 곳곳에 있으며, '필승'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돌도 있다.

군부대는 산 정상을 골라 사용해 왔다. 내원사 지월 스님은 "산 아래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군부대가 설치될 당시 많은 양의 흙을 부어 물길을 메웠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답사 때도 천성산 정상에서는 개구리가 발견되었고, 물 고랑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으며,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었다. 최근 특별히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산 정상에 이 정도 물이 고여 있다는 것이 특이했다.

천성산 정상은 군부대가 들어서기 전에 습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무제치늪은 정족산 칠부능선 정도에 있다. 그런데 이곳은 산 정상에 있고, 규모도 더 넓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양산시는 이곳을 '해돋이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양산시는 최근 "군부대 주둔으로 훼손된 천성산 정상부 산림복원을 위해 사업비 8억 원을 확보했다"며 "공원 조성 실시설계용역이 완료되면 지형 복원과 생태정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천 박사는 "대충 살펴보아도 지금도 습지 식물들이 관찰된다, 천성산 정상부가 이전에 큰 습지였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며 "덮었던 흙을 거둬내면서 복구를 하면 습지 상태를 복원할 수 있을 것 같다, 군데군데 소나무 등이 보여 육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빨리 복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율 스님은 "천성산은 개발보다 생태 복원이 중요하다"며 "양산시, 산림청, 경남도가 내원사와 함께 공원 조성보다는 습지 조성 등 생태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전에 천성산 정상부에 습지가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며 "폐타이어와 드럼통, 철조망은 예산을 확보해 철거할 예정이며, 지뢰는 안전하지 않아 경고판을 붙여 놓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그곳은 군부대를 폐쇄한 상태이지만 앞으로 다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용 계획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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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이 7월 1일 천성산 정상에 올라 군부대가 있다가 폐쇄된 뒤 방치되어 있는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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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부대가 주둔해 있다가 2006년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됐던 천성산 제1봉 정상 부근에 지뢰 경고 안내판과 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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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부대가 주둔해 있다가 2006년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됐던 천성산 제1봉 정상 부근에 지뢰 경고 안내판과 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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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다가 2006년 폐쇄되었는데, 현재 양산시는 해돋이공원으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군부대가 설치해 놓았던 철조망이 그대로 있고 그 옆에 임도를 개설해 새로운 철조망이 들어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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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정상에 군부대가 있다가 2006년 폐쇄되었는데, 아직까지 폐타이어와 드럼통 등 시설물들이 남아 있다. ⓒ 윤성효


#천성산 #이병천 박사 #지율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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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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