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피나무에 벌집을 짓고 있는 말벌. 말 벌침을 한 방 맞고 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최오균
"다행히 벌집이 작군. 큰 벌집을 건드렸더라면 오늘 초상 날 뻔했네.""허허, 형 농담도 진하우. 하여간 한 여름 야외에서 일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겠어. 뱀도 많고 하니."말벌은 꿀벌보다 70배나 많은 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장수말벌은 무려 500배나 많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쏘일 경우 기도에 염증이 생겨 호흡곤란이 올 가능성이 있다. 또 심장에 충격이 가해져 혈압이 저하되며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여름철 야외에서 활동할 때에는 방어 복장을 단단히 하고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벌에 쏘였을 때는 2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벌집 주위에서 안전하게 대피를 해야 하고, 박힌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벌침은 신용카드처럼 얇고 단단한 물건을 이용해 벌침 끝이 부러지지 않도록 천천히 빼낸다. 끝 부분이 남아있으면 독이 몸 안에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톱으로 벌침을 빼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역시 독이 몸 안에 퍼질 수도 있다. 벌을 쏘인 자리에는 염기성 있는 비눗물로 중화를 시켜주고, 암모니아수를 발라주도록 한다.
"형, 좌골 신경통이 있다더니 오늘 자연벌침을 공짜로 맞았으니 치료되는 것 아니오?""허허. 글쎄, 그냥 뒤통수가 얼얼하기만 해."친구는 내게 공짜로 말벌 침을 맞았다고 농을 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난 녀석들의 집을 건드린 대가로 좌골 신경통이 낫기는커녕 더 욱신거리고 뒷골까지 통증이 심해졌다. 비몽사몽으로 오갈피나무밭에 개망초를 베어내고, 집에 와 샤워를 하고 나니 정신이 좀 들었다. 뒤통수 통증은 오랜 시간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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