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진 발생, 밤 사이 4차례 일어나... 시민들 "불안"

울산 동구 동북동쪽 35km 해역에서 규모 3.5 ... 한수원 "원전에 이상 없어"

등록 2014.07.04 13:52수정 2014.07.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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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4년 07월 03일 22시 00분 현재 기상청의 국내 지진통보. 지진 발생지점인 울산 동구 해안 아래쪽 울주군 주변에 10여기의 원전이 밀집돼 있다

2014년 07월 03일 22시 00분 현재 기상청의 국내 지진통보. 지진 발생지점인 울산 동구 해안 아래쪽 울주군 주변에 10여기의 원전이 밀집돼 있다 ⓒ 기상청 홈페이지


10여 기의 원전으로 둘러싸인 울산에서 3일 저녁과 4일 새벽 사이 모두 4차례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한 밤을 보냈다.

울산기상청에 따르면 3일 오후 9시 57분 울산 동구 동북동쪽 35km 해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관측된 데 이어 오후 10시 4분과 10시 10분 동북동쪽 40km 해역에서 규모 2.6과 1.9의 지진이 추가로 관측됐다.

이어 4일 오전 4시 13분에도 동구 동북 동쪽 37km 해역에서 규모 2.9의 지진이 관측되는 등 3일 저녁부터 4일 새벽 사이 모두 4차례의 지진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바다 밑 단층구조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예측했다.

울산 시민들은 3일 오후 10시 30분쯤 지상파 텔레비전 자막으로 지진소식을 처음 접한 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 동구 주민 "일본 후쿠시마 생방송 떠올라"

텔레비전 자막으로 '울산 동구 지진'을 본 동구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컸다.

동구 주민 황아무개씨는 "지상파 방송에서 수목 드라마를 보던 중 갑자기 10시 30분쯤 동구 지진이라는 자막이 나왔다"며 "아이들과 밤새 불안한 밤을 보냈다. 특히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TV 생중계로 보던 모습이 자꾸 기억났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이번 지진의 규모가 3.5라고 밝혔지만, 대다수 울산시민들은 지진 발생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지진의 여파를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진과 관련,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4일 "3일 9시 57분 발생한 지진 이후 울산과 가까운 월성 원자력을 비롯해 고리, 신고리 원자력 등에 파악한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지진은 규모가 3.5로 약한 것으로, 우리 원전은 규모 6~7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울산주민들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밝혔다.


특히, 3일은 지역의 야권과 시민사회, 노동계로 구성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현 울산시장이 노후 핵발전소 폐쇄 약속을 지금부터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핵에서 안전한 울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고 촉구한 날이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울산 동구 해안의 남쪽에 위치한 울산 울주군에는 신고리원전 3~4호기가 완공 단계에 있고, 신장열 새누리당 군수가 다시 5~6호기를 유치해 건설이 기정사실화되어 있다. 여기다 각계의 폐쇄 요구가 거센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가 있는 등 모두 10여 기의 원전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또 6·4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울주군수는 1753억 원의 예산으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일대에 당초 계획한 66만㎡보다 37만㎡가 늘어난 103만7200㎡ 규모의 원자력융합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12년 말 수명을 다한 울산 인근 원전에 사고가 날 경우를 모의 실험한 결과 월성원전 1호기의 경우 거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엄청난 재앙이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의실험에서는, 울산으로 바람이 부는 경우를 가정하고 피난을 하지 않는 경우를 상정할 때 약 2만 명이 급성사망하고 암 사망은 약 70만3000여명, 인명피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36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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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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