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또다시 '외부세력' 논란

'특별지원협의회' 주장에 반대대책위 "적반하장도 유분수"

등록 2014.07.07 17:02수정 2014.07.07 17:02
0
원고료로 응원
협의회 "외부세력은 더 이상 개입 말라"

a 밀양주민이 만든 승리의 'V' 765kV 고압 송전탑 저지 농성 중인 경남 밀양주민과 수녀, 신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6월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지난 11일 행정대집행 강행과 이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고 있다.

밀양주민이 만든 승리의 'V' 765kV 고압 송전탑 저지 농성 중인 경남 밀양주민과 수녀, 신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6월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지난 11일 행정대집행 강행과 이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고 있다. ⓒ 권우성


밀양 송전탑 갈등과 관련해 다시 '외부세력'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철탑 예정지 4곳에 있던 움막농성장을 뜯어내고 공사를 벌이는 속에 송전탑 찬성측에서 "외부세력은 더 이상 개입말라"고 하자 반대측에서는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다.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위원장 목진휴, 아래 협의회)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전선로 경과지 마을 97%가 합의했다"며 "외부세력은 마을공동체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떠나라"고 주장했다.

한전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밀양구간 5개 면의 30개 마을 중에 29개 마을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는 각 마을마다 절반 이상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에 찬성했다는 의미다.

협의회는 "경과지 마을 97%가 합의를 이룬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외부세력의 개입은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상처만 덧내고 주민 화합을 해칠 뿐"이라며 "이제 외부세력은 밀양을 떠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사회단체·종교단체 등 외부세력이 그동안 송전탑 건설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널리 알리고 실질적인 보상방안이 마련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 점은 인정하나 97%의 마을이 합의를 이룬 지금은 주민들 스스로 마을 공동체의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지켜보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반대주민들도 마을합의가 완료되고 송전탑 공사가 막바지인 점을 생각해서 이제 반대활동을 그만두고 정겨웠던 우리 이웃으로 다시 돌아와 달라"며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성실히 반영하고, 투명한 집행을 통하여 경과지 마을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여 밀양 주민이 화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는 밀양시가 추천한 주민 대표와 밀양시·경남도·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 지역 국회의원실 등 2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책위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이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아래 대책위)는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다. 대책위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지금 마을 공동체가 끝없는 분열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개별보상금 수령 여부와 보상금 회수 압박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한전이 대표성 없는 주민들을 앞장세워 억지 합의로 이끌어가면서 주민들이 불신과 상호 비방의 늪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그 고통의 원인제공자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이 사태의 진실과 정의를 위해 주민들을 보듬어 온 연대자들을 외부세력이라며 손떼라고 하는 것은 실로 적반하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책위는 "저들이 엉망으로 망가뜨린 마을공동체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연대자들은 더욱 성심껏 주민들을 지원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한전은 개별보상금 회수 압박을 중단하고 보상금 압박으로 괴롭히고 마을공동체를 분열로 빠뜨린 부분에 대해 주민들에게 정식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밀양 5개 면에 총 69개의 송전탑을 세우는데, 현재까지 51곳에서 철탑조립을 완료했고, 나머지 18곳 현장에서는 철탑조립작업과 철탑 기초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밀양시와 경찰은 지난 6월 11일 철탑 예정지 4곳의 움막농성장을 강제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벌였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밀양 부북면 위양마을, 평밭마을, 상동면 고답마을, 단장면 용회마을, 동화전마을 등 7곳에 '사랑방'이라는 이름의 농성장을 새로 꾸렸다.
#밀양 송전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3. 3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