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순례단원 "서명 부탁드립니다" 지난달 27일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와 실종자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각각 서울, 대구, 부산에서 출발한 도보순례단이 7일 발걸음을 내딛은지 열하루 만에 광주에서 만났다. 이날 오후 2시께 광주 서구 5·18공원에 집결한 도보순례단은 곧바로 광주 동구 금남로로 이동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인 뒤, 오후 7시 금남공원에서 추모문화제를 이어갔다. 서울에서 출발해 이날 광주에 도착한 김제현(82) 할아버지가 금남로 우체국 앞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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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 등 100여 명 추모제 참여이날 광주에 모인 도보순례단은 50명. 이들은 갑작스레 쏟아진 장맛비 속에 열린 추모문화제 객석의 앞 줄에 앉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제대로 된 진상규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출발한 82세의 김제현(서울 중랑구) 할아버지는 "솔직히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사고로 죽은 아이들도 있는데, 죽기 전에 진도 바다를 쳐다보며 위로라도 해야 편히 눈을 감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려오는 동안 많은 국민들이 응원을 해줘 힘이 됐다"며 "아직 이 나라가 죽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도보순례단 막내인 송성우(14, 안산 성포중)군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송군은 "운동화를 신으면 발에 땀이 차고 물집이 생겨 걸을 때 가끔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고 말했다.
송군은 "나와 같은 곳에서 살던 형, 누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진도 팽목항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어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사고를 잊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도보순례단이 걸어 온 11일 동안 실종자 수는 여전히 '11'에 멈춰있다. 이동인 도보순례단장은 "세대, 종교, 직업 등이 모두 다르지만 순례단을 묶는 공통점이 있다"며 "세월호 실종자 11명의 조속한 수습과 구조를 바라는 마음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도보순례단은 11일 동안 받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또 전남대 독일언어문학과 학생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도보순례단에 전했다.
추모문화제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한 도보순례단은 8일 광주 광산구 송정시장을 시작으로 150km를 더 걸어 나주, 무안, 해남을 거쳐 12일 진도 팽목항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