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 세월호 가족버스 유가족과 면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위해 노력 약속... "자치단체장으로서 지원하겠다"

등록 2014.07.09 10:44수정 2014.07.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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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진도를 출발한 세월호 가족버스가 대전에 도착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권선택 대전광역시장을 만났다. 7월 8일 오후 3시,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마련된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장에 권선택 시장이 찾아와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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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택 대전광역시장이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임재근


권선택 시장은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후로 나누어져야 한다"며 "이날 사건을 잊는다는 것을 미래를 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에서 많은 시민들이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유가족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으로서 지원하고,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선택 시장은 김인식 시의회 의장과 함께 국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등으로부터 받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동참했다. 특별법 제정의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김인식 의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정부가 무슨 정부입니까?"라고 말하며 "사람보다는 금전이 앞서고, 안전보다는 성과가 앞서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점이 바로 세월호였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과 진상규명을 하고 기본을 세우고, 세월호를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또한 "대전광역시의회가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을 이어 나가고, 대전시민도 천만인 서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 밝혔다. 김 의장은 발언 도중 "여러분들의 아픔과 똑같이 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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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택 대전광역시장과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이 ▲조사 권한을 갖는 독립된 기구에 의한 조사 ▲ 성역없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특별법 제정의 내용이 담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서명을 하고 있다. ⓒ 임재근


한편 대전광역시의회 박정현 의원은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이를 위한 조사단 구성, 재발방지대책 수립하는 내용이 특별법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대전광역시의회 차원에서 가족대책위가 요구하는 특별법을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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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중 발언을 듣고 눈물을 닦는 세월호 유가족들 ⓒ 임재근


가족대책위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2학년 1반 학부모 대표 김종기씨는 눈물을 참느라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어렵게 입을 연 김종기씨는 "서명을 받다보면 특별법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가만히 있다가 정부가 보상해주면 보상이나 받고 있지, 왜 정부를 괴롭히느냐고 말하는 분들이 있지만, 사고 당일 제대로 구조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언론에서는 진실된 보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의 목적은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다시는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말하며 "이번 일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다면 다른 시민들이 우리 유가족과 같은 입장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서 관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학년 9반 반대표 고박예지 학생 어머니는 "진상을 밝히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지만 아이들이 왜 그렇게 갔는지 그리고 왜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를 꼭 알아야 겠다"며 "꼭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 앞으로도 멈추지 않겠다"고 밝히고, "(진상규명을 위해)대전시민들도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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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2학년 9반 반대표 故 박예지 학생 어머니는 발언에 앞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2학년 9반 학부모를 한명 한명 소개했다. 2학년 9반 유가족들이 입은 티셔츠 뒷면에는 9반임을 알리는 숫자 '9'가 그려져 있고, 숫자 안에는 9반 담임 최혜정 교사를 비롯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 임재근


이날 간담회에는 그간 대전지역에서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에 함께 했던 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대전정토회 정경주 대표, 천주교대전교구 호노리나 수녀, 관저공동체연합 이미라 대표, 인터넷 까페모임 '엄마목소리' 회원 최영연 씨, 대전문사모 서준수 대표 등이 발언에 나섰다.

그중 서준수 대표는 "그간 시청 내에 세월호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 요구했지만, 담당공무원은 정부를 공격하는 서명은 용인을 해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고 밝히며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할 공무원들이 정권을 위해 일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 대표는 대전광역시를 비롯한 각 구청과 주민센터에 이르기까지 서명용지가 비치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시 관계자에게 요구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세월호 참사 대전대책회의 이대식 공동대표(대전민중의힘 상임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아이들의 죽음을 연민과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위험한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바꾼 영웅적인 고귀한 희생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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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식 본부장의 선창에 따라 간단회 참석자들은 "결코 있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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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에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대전대책회의 성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 임재근


유가족과 시민들이 발언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눈물을 닦는 모습이 보였고,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간담회 한 참석자는 "민주개혁세력이 대전시장에 당선되니 시장과 시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내에서 이런 간담회도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다른 시장이었으며 불가능했을 일"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학부모와 9반 학부모 30여명을 비롯,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대전대책회의 소속 대표자와 회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지난 7월 2일 서부권과 동부권으로 나누어 팽목항과 창원을 출발한 세월호 가족버스는 8~9일 충청권과 경남·경북권를 거처 12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세월호 가족버스 #세월호 #권선택 #세월호대전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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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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