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은 얼마예요가 아니라 누구세요로 불러져야 한다
오창균
쌈지농부는 디자인 교육을 하고, 친환경농산물 매장 '농부로부터'와 생태문화공간 '논밭예술학교'를 시작했다. 하지만 매장 수는 네 곳에서 두 곳으로 줄었다. 그런데 이 두 개의 매장도 적자라고 한다. 판매만 잘 됐다면 문제될 게 없었지만, 매장 운영과 유통에는 많은 돈이 들었다.
- 적자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원 임금과 관리운영비만 나오면 유지할 수 있다. (적자를 면하기 위한) 몇 가지 해법은 있다. 수입유기농 제품을 팔면 수익률은 높지만, 우리는 그렇게 안 한다는 원칙이다. '농부로부터'를 통해 나름대로 유통도 조금 경험해보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1차농산물을 다하기에는 여력이 안 돼서 '발효'라는 주제를 준비하고 있다. '발효'라는 장르는 보관도 용이하고 부가가치도 있다. 현재 '느린농부'라는 상표로 올바른 발효생산 네트워크를 구성하려고 한다."
쌈지농부는 서울시와 함께 '농부의 시장' 장터를 2013년까지 2년동안 운영을 했다. 처음에는 농부의 시장에서 생각했던 가치와 철학들을 담아내려고 노력했지만, 대도시 장터가 전국의 생산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특정한 형식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천 실장은 먼 지역 농부들이 농산물을 들고 서울에 왔다가는 것을 올바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올해도 농부의 시장 운영에 쌈지농부가 생각하는 가치와 철학을 담은 사업 제안서를 냈지만, 안 됐다고 한다. 천 실장은 "올해는 숨고르기를 하면서 다른 곳에서 운영하는 방식도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경의선이 달리던 폐선부지에 공원이 만들어진다는 발표가 있으면서 사회적경제영역의 그룹들이 공원내에 시민들을 위한 사회적인 장터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마포구청에서는 장터공간을 제공해줬고, 참여한 주체들이 운영과 관리를 맡았다. 늘장(매일 열리는 장터)에서 쌈지농부는 '보통직판장'을 열었고, '농부로부터'에 이어 3월부터 새로운 도농교류를 시작했다.
"늘장이라는 공간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농부의 시장을 운영해본 경험에서 농부와 함께하는 장터는 회사가 숙명적으로 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농촌과의 교류를)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한 해를 쉬면서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해볼 수 있어서 보통직판장을 시작했다. 두 명의 청년이 혁신가 활동으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관심있는 청년들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