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아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이번에 개원하는 인천대 중국학술원 개원을 장 교수가 실질적으로 준비했다.
한만송
"국가가 세계적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유지하는 능력은 궁극적으로 생산능력에 달려있다."
영국 역사학자 폴 케네디(Paul Kennedy)가 그의 저서 '강대국의 흥망'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미국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은 1870~1950년에 이룩한 가파른 경제성장률 덕분이다. 이런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투자 은행 골드막삭스(Goldman Sachs)는 2025년이 되면 중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생산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과 가장 인접한 한국에 중국의 G2에서 G1으로 성장은 위기이면서 기회다. 이에 대비해 중국에 대한 재인식과 연구가 절실하다.
한국은 이런 준비를 하고 있나, 특히 동북아시아시대에 걸맞게 인천은 준비하고 있나? 그 시작을, 지난해 국립대법인으로 전환한 인천대학교에서 한다. 인천은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매우 특수하고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중국이나 화교 관련 전문 연구기관은 인천에 없었다. 이러한 역할과 함께 동북아의 거점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인천대가 중국학술원을 개원했다. 중국학술원은 중국의 관행, 화교와 화인, 중국의 인문사회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중국학 디지털도서관 시스템을 구축해 중국 연구의 체계성과 사회적 서비스의 편이성을 담보할 계획이다.
중국학술원 개원식은 오는 18일 열린다. 최성을 인천대 총장을 비롯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유정복 인천시장,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개원식에선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의 연설도 진행된다. 주제는 '한반도 통일 : 중국의 이해관계와 역할'이다. 이어 중국 전문가들의 좌담회가 '한국의 중국연구소, 그 역할과 방향'이란 주제로 열린다.
좌담회 좌장은 정종욱 중국학술원장이 맡고, 토론자로 ▲김영진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장 ▲문흥호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장 ▲오승렬 한국외대 중국연구소장 ▲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장경섭 서울대 중국연구소장이 참석한다.
인천대는 중장기 발전계획에서 차이나 프로젝트와 창조도시 인천을 특성화 전략으로 선택했다. 중국학술원을 통해 중국 전문 인재 육성과 중국·인천 문화 클러스터 구축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대는 정종욱(74) 전 주중 대사를 중국학술원 원장으로 초빙했다. 정 원장은 15일 대통령 소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정 원장은 국내 여러 중국연구소들의 백화점식 운영과 행사 위주의 프로그램 탓에 지식 축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정치·경제·사회조직 등을 움직이는 질서를 파헤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원장이 오기까지 중국학술원 개원을 준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장정아 인천대 중어국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