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씨앤엠 본사 앞에서 열린 3개 지부 공동투쟁 32일차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노동과세계
강남권역 앤씨·원플러스·태성·케인·티엔씨에스, 동부권 팀스·신성·이플러스·원케이블, 중부권 제이씨비젼·제이씨중구·중앙·티엔씨넷, 경기권 씨그마·기가·대경·굿모닝 등 총 18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인간답게 살아보자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18개 업체(지회) 중 16곳이 2014년 2월 공동교섭을 시작했다. 교섭에 진전이 없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했고, 중노위 쟁의조정 과정에서 원청이 나오지 않는 한 노동조합의 요구안에 대해 협력업체 사장단에서 나올 것이 없다는 것을 중노위도 인정하고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했다. 노조는 5월 26일부로 쟁의권을 획득했다.
노원 원케이블서비스가 6월 21일 조합원 10명에게 소사장(재하도급) 계약만료를 핑계로 고용승계를 거부했고, 6월 30일에는 씨앤앰 외주업체 마포 티엔씨넷 조합원 28명, 일산 시그마네트워크 조합원 36명을 대량 해고했다. 조합원 74명을 계약해지한데 이어 노동조합이 7월 8일 노숙농성을 선포하니까 씨앤앰은 즉시 협력업체 13곳에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 오늘(17일) 밤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던데요, 비가 오면 잠자리는 어떻게 하세요?"비가 조금 오면 그냥 여기서 버티구요. 너무 많이 와서 도저히 안 되면 갈월동 노조 사무실과 언론노조 사무실에 나눠서 자요."
- 농성하는 조합원들 세 끼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저희 장모님이 식당을 하세요. 사정을 말씀 드려서 저렴하게 매일 저녁밥을 지어다 주세요. 저녁을 그렇게 먹고 아침에는 컵라면에 전날 먹고 남은 걸 먹어요. 점심은 각자 사먹고 영수증을 제출해요. 도시락은 쓰레기도 많고 피해가 크더라구요."
희망연대노조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와 씨앤앰지부, 티브로드지부는 공동투쟁을 벌이고 있다. 매주 수요일 3개 지부가 합동문화제를 통해 단결을 다지고, 금요일에는 씨앤앰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부가 함께 문화제를 연다.
지난해 6월 노조에 가입했다는 권경승(56) 조합원은 노숙농성이 "견딜 만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 티엔씨에스 소속이에요. 사장이 이아무개라는 사람인데 사장이면서 CJ에서도 사업을 했어요. 우리가 노조에 가입해서 주장을 하니까 원래 타코스였던 협력업체 이름을 씨엔에스로 바꾸고 바지사장을 세웠어요. 우리보다 얼마나 버티나 보자며 협박을 합니다. 11명 중 8명이 가입했어요. 젊은 친구들을 위해서 노조에 가입한 건데 정작 나이 있는 사람들만 가입하고 젊은이들은 안해 안타까워요. 우리가 잘해야죠."권씨의 두 자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의 부인은 유방암 수술을 한 뒤 건강이 좋지 않단다.
"제가 혼자 벌어 대학 등록금 대기가 어려워 지금 아이들이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어요."고용을 보장받고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지만 50대 노동자가 거리에서 노숙하며 투쟁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사실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어요. 현장에서 일할 때가 가장 좋죠. 제 주변에 KT에 다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다시 협력업체에 들어가 일하는 사람이 많아요.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쫓겨나면 어떡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