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밖에서 과제 하는 미대생들학교의 야간잔류금지 방침으로 미대 건물 앞 로비에서 작업 중인 부산대 학생
부산대 총학생회 제공
이런 문제는 비단 전남대학교만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부산대학교 학생들도 올해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4월 26일 부산대에서는 밤늦은 시각 학내 성추행 사고라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경찰 수사 한 달 만에 범인이 잡혔다. 자연스럽게 학내에는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런데 대학본부의 해결책은 모두를 당황시켰다. 바로 밤늦게 학교에 남아있는 학부생들을 내쫓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부산대 총학생회는 "낮에 사고가 나면 휴교를 하실 겁니까?"라면서 학생들을 통제하는 대학본부의 해결책을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학교를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대학본부의 역할"이라면서 "방범시설 확충, 경비체제 강화 같은 방안은 없이 교수, 대학원생은 상관없이 학부생들만 야간잔류를 금지시키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책임전가"라고 말했다. 결국 총학생회는 시험기간에 야간잔류를 금지해서 공부할 곳이 없어진 학생들과 함께 학교본관에서 같이 공부하는 '본관공부방'을 운영하는 등의 투쟁을 전개했다.
그러나 아직도 야간잔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승백 부산대 총학생회장(27·남·법학)은 "정작 불미스러운 일(성추행 사건)은 학부생이 일으킨 것도 아니었다"라며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한 환경, 학생복지 문제가 아니라 대외 이미지나 당장 보이는 해결책만 신경을 쓰니 학부생들만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교대 역시 5월 9일 학교의 출입문 중 하나인 '쪽문'을 5월 20일부터 폐쇄한다고 통보했다. 학내 교수학습지원관 증축공사로 인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쪽문은 생활관 뒤편에 위치한 아파트단지와 정문 앞 부산지하철 1호선 교대앞역 간의 이동로로, 부산교대 학생뿐만 아니라 주변지역 초·중·고교 학생들과 출퇴근하는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고 있다.
부산교대 총학생회 측은 "학우들이 공부, 알바, 과외 등의 일과를 끝내고 기숙사로 귀가하는 시간인 자정까지는 쪽문을 열어야 한다"고 학교와 맞섰다. 총학생회는 쪽문 유동인구 카운팅을 비롯해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활동을 했다. 결국 학교는 일방적인 쪽문폐쇄 결정을 철회했고, 6월 24일부터 학생들의 요구대로 기숙사 개방시간과 동일하게 쪽문을 개방하기로 했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서 장민규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의장(25·남·전남대 임산공학)은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보장하고 장려하는 것이 대학이라는 공동체의 역할이 아닌가"라며 "학생들을 공동체의 일원이 아닌 아직 미숙하고 사고뭉치인 관리할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연한 대화를 요청하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현실이 아프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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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에서 과제 하는 학생... 대학교 '출입통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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