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정의당 대표 "수원정 후보 사퇴"7·30 수원정(영통) 보궐선거에 출마한 천호선 정의당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후보직 사퇴를 밝히며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유성호
[기사 보강 : 24일 오후 7시 39분] 7·30 재보선 수원정(영통)과 수원병(팔달) 보궐선거에 각각 출마한 정의당 천호선 후보와 이정미 후보가 24일 사퇴했다. 천 후보는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이 후보도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사퇴하며 노회찬 정의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지 3시간 만에 이들 지역에서도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셈이다. 이른 바 '기동민 효과'다. 천호선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연 사퇴 기자회견에서 "기 후보의 결단에 답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천 후보는 "노 후보의 고뇌 어린 결단으로 후보 간 연대의 물꼬가 틔였고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동작을에서 두 당(새정치연합·정의당)의 연대가 이뤄졌다"라며 "비록 본래 요구했던 당 대 당 연대를 못 이뤘지만 두 후보의 결단은 제게 새 결단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수원정 후보로서 결단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를 사퇴하고자 한다"라며 "박광온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의 복귀를 막아주길 기대한다, 감히 수원정 유권자들의 지지를 부탁한다"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나경원·임태희 후보가 각각 출마한 동작을·수원정 보궐선거의 중요성도 사퇴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천 후보는 "동작을 보궐선거는 국민의 이목이 집중돼 있고 대한민국 정치의 향방을 좌우한단 평가가 있었다"라며 "(기동민·노회찬) 두 후보의 결단은 정권심판·정치혁신 모두 중요하다는 국민의 열망이 뒷받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작을·수원정 보궐선거에서 이뤄지고 있는, 말 그대로 '이명박근혜 공동정권 부활'은 국민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에 의해 기용된 이명박 정권의 핵심인사 두 후보의 당선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후보나 임 후보 모두 새누리당의 친이(친이명박) 인사임을 지적한 것이다.
자신을 지지해준 지역주민과 당원들에 감사 인사를 표한 후, 노회찬 후보를 비롯한 정의당 후보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다. 그는 "정의당에 보내주신 한 표는 정치혁신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특히 동작을의 노 후보는 승리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에) 강력한 경고가 되고 정치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회의 후 사퇴... "동작을·수원정 야권연대 따라 선거판세 바뀔 것" 천 후보의 사퇴는 기동민 후보의 전격 사퇴 결정으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정의당이 동작을에서 '양보' 받은 만큼, 수원정에서는 정의당이 '양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될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천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전 만난 한 정의당 관계자는 "(기동민-노회찬 단일화는) 당 대 당 단일화가 아니었다, 천호선이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며 "지도부 쪽에서도 물러나라는 여론에 대해 논의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론은 '사퇴'였다. 천 후보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심상정 원내대표 등 전 지도부가 모여 회의를 해서 결정했다"라며 "상황을 종합해서 판단했고, 이번에는 제가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먼저 제안해 동의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른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사퇴할 필요는 없다"라며 "개인적 결정을 존중하겠지만 당 차원에서 후보들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제안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등에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7.30 재보궐선거 지역구를 하나씩 주고 받은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건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천 후보는 "재보궐선거가 전국 15곳에서 치러지지만 (동작을과 수원정에 출마한) 나경원·임태희 두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핵심인사"라며 "이 두 곳에서 이명박 정권 인사의 부활을 막겠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두 곳에서 어떻게 야권연대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선거(판세)가 크게 바뀐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박광온 후보를 위한 지지유세 등에는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박광온 후보가 승리하길 기대하고 지지를 부탁드린다"라면서도 "정의당 당대표로서 동작을과 다른 지역 후보들의 승리를 위해 당 차원의 총력을 기울일 것"라고 말했다. 박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먼저 말씀 드릴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천 후보는 정의당의 '당 대 당 연대' 제안을 묵살한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동작에서 이뤄진 '결단을 통한 연대'는 국민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당 대 당 연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정의당은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당대당의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양당 지도부가 국민들께 공통의 비전을 제시하고 경쟁과 협력의 연대를 모색하자는 것이었다"라며 "그러나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박광온 "고뇌의 찬 결단 높이 평가한다, 반드시 승리하겠다" 천 후보의 사퇴 결정에 박광온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 배의 책임감으로 뛰겠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박 후보는 "천호선 정의당 대표의 고뇌에 찬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무겁게 받아들인다"라며 "박근혜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막고, 이명박 정권의 부활을 저지하기 위해서 두 배의 책임감으로 뛰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천 대표의 뜻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이번 재보선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선거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수원병' 이정미 "야권 승리 위한 단일화, 함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