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상> 책표지.
북인더갭
아이도 아닌 것이 어른도 아닌 것이 미성숙하다고 하지만 그들만의 회로와 그들만의 방식이 있는 10대. 청소년.
책에서는 기성세대들이 바라보기에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방식이라고 했다. 또한 이야기한다.
그들의 생태를 함부로 우리들의 판단과 시각으로 정의내리지 않아야 한다고. 규제받기만 하는 10대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여학생들은 진한 화장을 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꿀리지 않아야 하기'에 전자담배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갖는다.
유흥비로 쓰기 위해서만 아르바이트하는 게 아니라 진짜 어려워서, 정말 생활비에 도움을 주려고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이 1/3을 차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공부하지 않는 학생을 '일탈'하는 학생으로 바라볼 것이냐고 반문한다.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방식을 우리의 일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비나 오락비에 비하자면 부차적이긴 하지만, 현재 또는 미래의 생활비를 위해 알바전선에 뛰어드는 친구들도 상당하다. '부모님께 드림'과 '생활비로 사용' 그리고 '저축'과 '학원비'까지 합하면, 진학 청소년의 30.4%와 비진학 청소년의 36.3%, 그러니까 알바를 하는 3분의 1정도가 꼰대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건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요컨대 과시적 소비나 '유흥비' 따위의 말들로는 그들의 절실한 본심을 절대 알아낼 수 없다. (본문 41페이지) 따라서 이 모든 상황을 피하거나 그에 맞서기 위해 그녀는 '무장'을 해야만 한다. 학교로부터 벗어나 학생이 아닐 수 있는 길, 집으로부터 벗어나 성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교복 치마길이가 짧아지고 화장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그녀는 사회적으로 미성년이지만, 화장을 해서 20대의 가면을 쓴다면 문화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충분히 성인이 될 수 있다. ...(중략) 그녀들은 유행의 무비판적 추종자라기보다는 현실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그런 까닭에, 더 나은 삶을 위한 문화적 무장이 계속 되는게 아닐까.(본문 129페이지) 지금 모든 학생들의 모습은 이 열악한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방식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아이들이 화장하고 아르바이트한다고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왜' 아이들이 화장을 하게 되었고, '왜' 아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책에선 말한다.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세상은 너무나 팍팍하고 우리 아이들을 지켜줄 수 없는 모습이라는 걸 세월호 참사로 모두가 알게 되지 않았는가. 아이들에 대한 존중 그리고 사회 구조적인 모순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얼마나 편견에 휩싸이며 살았었는지 깨달았다. 곁에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 얼마나 열심히 살아오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던 책.
자꾸만 아이들의 탓을 해왔던 우리의 모습을 잊지 말아야 하고, 대한민국의 10대로 살아주고 있는 아이들에게 고마워하고 그들을 존중할 줄 아는 멋진 어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꿈이 많고 정말 하고 싶은게 많은 10대이고, 난 그들에게 멋진 대한민국을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어른이니까.
18세상 - 엄숙한 꼰대, 열받은 10대, 꼬일 대로 꼬인 역설의 시대
김성윤 지음,
북인더갭,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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