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과 함께 작물이 자라고 있는 텃밭, 평화롭고 안전한 생태계는 풀에서 시작된다.
오창균
"풀 어떻게 할거요. 농약 안치고 농사가 제대로 되겠어.""네, 결과로 보여드릴께요."해마다 농사철이면 듣는 말이며 나의 대답은 농사가 된다는 말이다.
안전한 생태계는 풀에서부터 시작풀이 있으면 농사가 안 된다는 것은 풀이 작물의 양분을 뺏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것은 맞는 것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설령, 풀이 작물의 양분을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심각하게 작물의 성장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흙속에서는 동물의 사체나 식물체의 유기물 분해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유기물이 분해된 것을 식물은 양분으로 사용하여 성장한다.
유기물을 분해하는 것은 미생물이다. 농사에 좋은 흙이라는 것은 다양한 미생물이 활동하고 있는 흙을 말한다. 흙속의 미생물은 식물과 공생관계를 갖고 있으며 식물이 필요로 하는 유기물을 분해하여 양분으로 공급해주기도 하고 그 자신도 죽어서 양분이 되기도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작물에 피해를 주는 병충해를 막아준다는 것이다. 식물과 공생하는 미생물이 흙속에 많이 있게 하는 방법은 풀을 키우는 것이다. 풀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을수록 미생물도 그만큼 늘어난다.
풀과 함께 자라는 작물도 공생과 경쟁을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풀을 키우는 것은 미생물을 증식하는 것이고, 미생물은 작물에게 피해를 주는 병충해를 막아주기에 풀과 공생하는 것이다.
경쟁은 흙 속의 양분이 아닌 저 먼 우주로부터 비춰주는 햇볕을 두고 다툼을 벌인다. 흙속에 아무리 많은 양분이 있더라도 햇볕을 통한 광합성으로 만들어지는 양분이 부족하면 식물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