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대단히 당혹스럽다, 신뢰가 깨졌다"

등록 2014.08.12 10:28

수정 2014.08.12 10:45

이완구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당혹스럽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결의한 것 관련, "대단히 당혹스럽다"며 "과연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이고 이 나라 정치는 어디로 가는가"라며 비판하고 있다. — ▲**이완구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당혹스럽다"**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결의한 것 관련, "대단히 당혹스럽다"며 "과연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이고 이 나라 정치는 어디로 가는가"라며 비판하고 있다.유성호

"대단히 당혹스럽다. 과연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이고 이 나라 정치는 어디로 가는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이다. 그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 '재협상' 결정을 "당혹스럽다"라고 정리했다. 그러나 기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유가족의 요구대로 진상조사위에 기소·수사권을 부여하거나 특검추천권을 야당 혹은 진상조사위에 주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주장은 상설특검법을 다 무시하고 새로운 특별법을 만들어서 야당이나 유가족이 추천하거나 지정하는 사람으로 특별검사를 만들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주라는 얘기"라며 "이건 현행 형사법의 기본체계를 다 흔드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민간인한테 수사권을 주란 얘기"라고 비판했다.

또 "형사법의 기본철학은 자력구제 금지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수사하고 기소하고 심판한다면 이걸 문명사회라고 할 수 있나"라며 "이건 오늘의 문제지만 내일의 문제기도 하다, 우리 후대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점에서 역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는 "신뢰 문제가 깨졌다"라고도 표현했다. 향후 재협상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임을 드러낸 셈이다.

그는 "보통 국회라는 것이, 원내를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협상을 하는데 그것을 의원총회에서 뒤집었다는 얘기는 민주주의를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어렵다"라며 "신뢰 문제가 깨지면서 어떻게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지 대단히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해버리면 협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의총에서 뒤집어 버리면 협상을 할 의미가 없는 것이고 신뢰가 깨지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아무리 협상해도 수용하기 힘들어"... 긴급 최고위 열어 대책 논의 예정

당내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가 위기다"라며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어렵사리 도출한 합의사항 파괴는 정치 퇴보이고 국민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25년 만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세월호 특별법 투쟁의 계기로 삼으려는 등 교황 방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번 재협상 결정을 야권의 '정치공세 전략'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5일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생존학생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세월호 특별법 TF팀 여당 간사인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재협상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이러면 앞으로 원내대표끼리 어떻게 만나서 합의를 하겠느냐"라며 "정치의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 부분은 아무리 협상해도 여당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기존 형법 체계를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해야 될 일은 아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사회자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주는 문제는 재협상을 10번 해도 100번 해도 그 부분은 양보할 수가 없다는 말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일단 그렇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정치도의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세월호 특별법 처리라든지 향후 해결문제에 있어서도 아주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라며 새정치연합의 '재협상' 결정을 비판했다.

또 "피해자가 직접 관계되면 수사나 재판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형사재판의 일관된 원칙"이라며 진상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라는 유가족의 요구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11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재협상 결정에 대한 대책 논의를 할 예정이다. 또 13일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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