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사 대웅전 전경구미시 옥성면 복우산 자락에 위치한 대둔사는 신라시대 아도화상이 만드신 절이다.
김도형
아늑한 복우산 자락 기슭에 위치해 평온하기 그지 없는 대둔사는 속세의 모든 번뇌를 해결해주는 곳이 아닐까 싶다. 지인의 천도재가 끝나고 공양 간 처마 밑에 앉아 내리는 비를 구경하는데, 조금 전 천도재에서 독송하시던 한 스님이 옆에 앉아 혼잣말로 얘기하시는 것을 듣게 됐다.
"길지도 않은 인생을 너무 짧게 살아 안타깝다"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21살 젊은 청년이 군에서 제대한 뒤 공장에서 일하다가 전기에 감전돼 죽음을 맞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평생을 제수명 다할 때까지 살다가 편히 죽음을 맞이한 이가 있기도 하고, 한창 활기찬 생활로 인생의 즐거움을 누려야 할 꽃다운 젊은 나이에 일찍 저 세상으로 가버린 이가 함께 모인 곳이 바로 이곳 대둔사였다.
이 망자들을 애도하는지 비는 더욱 거세졌고 늦은 오후가 되서야 대둔사를 떠나게 됐다. 대둔사는 신라 눌지왕 30년(446년)에 도리사를 창건한 아도스님이 지은 신라왕조 최초의 절이다. 고려 고종 18년(1231)에 몽고족의 침해로 불탔고, 제25대 충열왕의 아들 왕소군이 출가해 다시 세웠단다. 조선시대 선조 39년(1606)에 사명대사 유정스님께서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과 맞서 싸우기 위해 일만명의 승병을 훈련시키기도 한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곳이다. 그런 이유로 암자가 10여개 소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