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보현 스님80년대 하이틴 스타였던 보현 스님(가수 이경미)이 지난 7월 27일 익산 오산 정각사에서 '33인 선지식을 찾아서' 다섯 번째 초청 법사로 참석했다. 스님은 '이력서',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의 노래를 가르치는 노래교실도 열었다.
신용훈
보현 스님은 빼어난 노래실력으로 법회 중간중간 '부처님이 부처님', '이력서', '내 나이가 어때서' 등 노래로 음성공양 올리며 흥을 돋우고, 찬불가로 부처님 가르침을 쉽게 풀어냈다. 이날 만난 보현 스님은 화려했던 연예계 활동에서 부처님 제자를 꿈꿨던 이유를 기자에게 털어놨다.
익산 정각사 선지식 초청법회 법석에하이틴 스타 시절 생방송 중 돌연 잠적숭산 스님에 계 받고 출가수행자 생활부천 부처님마을에서 도심포교에 진력불연은 부모님이 맺어줬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암자를 부모님 손잡고 오르내리다 비구니스님 유발상좌가 됐다. 사찰에서 살다시피 하며 비구니스님을 모셨다. 그게 부처님과 보현 스님의 첫 인연이었다.
여고시절, 스님은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 친구와 서울 남산에 올랐다가 광고 기획자 눈에 띄었고, 그 길로 모델로 가수로 활동을 이어갔다. 배우 김혜수가 출연했던 연속극 '사모곡' 주제곡 등으로 하이틴 스타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1978년 대통령이 주관했던 행사에서도 노래하는 등 연예인으로서 가늠할 수 없는 인기를 얻었다. CF 한 편당 출연료 1000만 원을 오가던 1980년대, 스님은 광고도 여러 편 찍을 정도였다. 그러던 중 1986년 생방송 중에 마이크를 놓고 말도 없이 카메라 앞을 떠났다. 돌연 잠적했고 출가했다.
"가수 활동 접은 거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다시 태어나도 스님이 되고 싶어요. 당시 KBS 가요대상에서 가수 이선희씨가 'J에게'에게로 수상했고, 저는 만화영화 주제가였던 '개미들의 행렬'로 상을 받았어요. 김혜수씨가 그때만해도 고3 이었는데 제게 '언니 사모곡 좀 가르쳐줘요'라고 할 정도였어요.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정말. 그런데 다 의미가 없더라고요. 돈도 많이 벌어보고 좋은 집에서도 살아보고, 왠지 모르게 공허함만 가득했지요. 20대였는데, 그 길로 숭산 스님을 찾아가 계를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