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걷기 좋은 산책로, 낚시터 등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서래섬.
김종성
한강 여의도 지구는 텐트 등 야영장비 없이도 캠핑을 할 수 있는 강변 캠핑장, 야외무대와 풀장 등이 있어 한강 시민공원의 얼굴 마담인 곳이다. 이외에도 '물빛광장'과 아이들과 어릴 적으로 돌아가 물장구치기 좋은 작은 개울격인 '인공수로' 등 시원한 수경공간이 많다. 그 가운데 자전거 여행자에게 제일 좋은 곳은 여의도 안내센터 안에 있는 샤워장이다. 시민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샤워장이 있어서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찬물에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개운한 기분으로 자전거 안장 위에 올라탔다.
여의도를 비롯 뚝섬, 잠실(잠실도), 난지도는 한강의 대표적 하중도(河中島)였다. 하중도는 강이 오랜시간 흐르면서 모래 등의 퇴적물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생긴 섬이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300년 전 강원도를 여행하고 나서 "홍수가 나서 산이 무너지면 토사가 한강으로 흘러들어 한강의 깊이가 점점 얕아진다"라고 기록했다. 한강을 따라 흘러들어 온 모래와 흙은 자연 제방과 삼각주 섬을 형성했다. 한강변 지명에 섬 도(島)와 나루 진(津) 자가 많이 들어 있는 이유다.
현재 한강에서 보이는 밤섬, 노들섬, 선유도를 하중도의 전부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한강에는 뚝섬, 잠실도, 여의도, 난지도 같은 큰 섬을 비롯해 석도, 부리도, 저자도, 선유도 같은 크고 작은 10여 개의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고 한다. 광나루(광진)부터 뚝섬, 이촌, 노량진, 양화진(합정)까지 은빛 백사장으로 이어져 강(江)수욕을 즐기던 자연 휴양지였단다.
특히 한강의 새끼섬 '밤섬'은 한강 여의도 지구를 지날 적마다 눈길을 끄는 존재다. 1968년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여의도'를 개발하기 위한 골재, 모래, 흙 등을 조달하기 위해 밤섬은 폭파, 해체를 당하게 된다.
그전까지 고기잡이와 조선, 뽕나무·약초(감초) 재배나 염소 방목 등을 하며 살던 60여 세대의 주민들은 결국 마포구 창전동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고향섬이 그리워 2년에 한 번씩 서울시에 허가를 받고 밤섬에 와서 제사를 지낸다. 당시만 해도 밤섬은 한강의 해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백사장과 기암괴석의 절경이 아름다운 섬이었고, 한강에 물이 적을 때는 여의도와 백사장으로 연결돼 걸어서 건널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설레는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