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방한일정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직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환호, 열광, 화제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바티칸으로 돌아가셨다. 위로와 희망, 정의와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가셨다. 14일부터 4박 5일 동안 보여주신 행보는 과거 어떤 지도자에게서도 보지 못한 파격이었다. 가난한 이들을 편들며 정의와 평화와 사랑의 삶을 살다간 예수님의 말과 행동을 생생하게 보여주셨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시골 성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하늘까지 안고 갈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했다. 전북 진안의 산골 공소(전주교구 진안성당 부귀공소) 신부로 농사를 짓고 사는 나에게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특별한 은총을 선물했다.
"지금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중립은 없다."'(노란리본을 다는 등의)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교황님은 그렇게 대답하셨다. 농부는 자신의 고통을 뿌려 생명을 가꾸는 사람들이다. 땀과 노동, 자신의 생명을 바쳐 농사를 짓지만 돌아오는 것은 가난한 삶뿐이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만큼 고통받는 사람들은 없다.
지금 농민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한중FTA와 쌀 전면개방이 그렇다. 그런 농민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두 볼로 뜨거운 이슬이 흘러내린다.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이 눈물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닮은, 예수님의 연민과 가난한 이들을 향한 연대의 눈물이길 간절히 희망할 뿐이다.
농민의 80% 이상이 최저임금 만큼도 벌지 못한다. 그런 농민이 대부분인 공소 신자들. 그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교황님의 방한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노동자의 노동을 소외시키는 경제질서에 맞서서 바꿔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한국사회에서 농민의 노동은 가장 소외받는 노동이다. 1년 농사를 트랙터로 갈아엎는 것이 해마다 반복되지 않는가.
시골마을 신도들과 만든 '교황 사칭' 동영상, 교황님도 보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