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순례길에서 만난 석포제련소
정수근
한국 땅에서 제일 크고 긴 강인 낙동강은 그 최상류부터 큰 암초를 머리에 이고 있었다. 바로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바로 옆에 우뚝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이곳은 아연을 추출하는 제련소로 제련 과정에서 많은 양의 황산을 쓴다. 이런 공해 유발 업체가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의아했다. 과거엔 아연광산이 있어 그랬다 치더라도, 지금은 아연광석 채굴을 하지도 않는다. 멀리 외국에서 아연광을 수입해 제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악스런 현실이다. 낙동강을 식수로 삼고 있는 1300만 경상도민 중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더군다나 지금은 제2공장까지 확대된 상태다. 최근엔 제3공장까지 증설하고 있다고 했다. 봉화 농민들이 상황을 막기 위해 대책위까지 결성했다는 소식을 낙동강 도보순례단 단장인 생명그물의 최대현 국장으로부터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이곳 농민들은 현재 '영풍제련소 3공장 증설 저지 봉화군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제3공장의 증설은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다. 농민들은 오는 29일 제련소와 군청 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처럼 1300리 낙동강 상류에서도 낙동강의 생태 환경을 해치는 장애물이 곳곳에 존재한다. 그 정점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인 4대강 사업이다. 4대강 사업은 낙동강의 수질과 수 생태계를 완전히 망쳐놓은 주요 사업이고, 그 부작용은 사업이 공식적으로 끝난 만 2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4대강 재자연화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른바 녹조 현상과 물고기 떼죽음, 최근의 큰빗이끼벌레 논란까지. 낙동강의 수질과 수 생태계는 완전히 밑바닥 쳤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보 안전성 논란부터 신종 홍수피해까지... 이 사업이 총체적 부실사업이란 것을 곳곳에서 증명하고 있다. 이는 감사원의 일부 지적 사항이기도 하다. 많은 국민들도 인식하고 있는 바다. 4대강 재자연화 논의가 시작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