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팜협동조합 밀양의친구들'은 30일 오후 밀양 상동면 고정삼거리 주차장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연대자들의 만남 '밀양장터' 행사를 열었다. 청도 삼평리 주민들도 참석했다.
윤성효
주민들이 추수한 마늘, 꿀, 된장, 매실액, 부추, 깻잎, 고구마, 감자, 맥문동, 복숭아 등 농작물을 도시에 사는 연대자들이 구입했다. 또 주민들은 부침개와 다슬기국 등을 만들어 내놓았다.
이곳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산에는 온통 철탑이 세워져 있었다. 마을 과수원에서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15번 철탑을 세우는 공사가 한창이다. 마을 주차장에서 보니, 113번, 114번, 116번, 117번, 118번, 119번과 120번 철탑이 보였다.
한전 밀양 5개면에 총 69기의 철탑을 세우는데 공정율이 90%를 넘어서고 있다. 5개면의 송전선로 주민은 총 2206가구인데 이 중 260가구가 한전과 보상에 합의하지 않고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싸우고 있다.
"연대자들과 함께 하니까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 주민들은 다시 힘을 얻었다. 강귀영(41·동화전마을)씨는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철탑을 뽑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괜찮고 할 만하다"라며 다짐했다. 강씨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떡볶이와 생과일 주스를 만들었는데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김영자(상동마을)씨는 "좋다. 무엇보다 주민들과 연대자들이 함께 하니까 좋다"며 "이런 행사를 자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산에 세워져 있는 철탑을 바라보면서 "저것들만 바라보면 분통이 터진다"며 "강제적으로 철탑을 세우고 있는데,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말했다.
특히 115번 철탑은 마을 과수원에 세워지고 있다. 김영자씨는 "올해는 과수원에서 과일을 딸 수야 있겠지만 내년부터는 정말로 걱정이다"며 "과수원도 송전탑 영향을 받는데, 그런 데서 난 과일을 자식들한테 먹이겠느냐. 그렇다고 양심을 속이며 내다 팔 수도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