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간절곶 해맞이 행사, 올해는 취소되나

간절곶 해맞이 행사 예산 삭감, 문화계는 '박수'... 언론은 비난

등록 2014.09.05 14:45수정 2014.09.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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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 오른다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 해가 뜨는 모습. 연말연시 하루 동안 해맞이 행사에 들어가는 수억 원의 예산을 삭감하자 일부 언론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 오른다는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 해가 뜨는 모습. 연말연시 하루 동안 해맞이 행사에 들어가는 수억 원의 예산을 삭감하자 일부 언론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 시사울산 DB


매년 연말연시 하루 동안 진행하면서 5억 원가량의 지자체 예산을 들여 시민사회로부터 '보여주기식 낭비성 예산'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울주군 간절곶 해맞이 행사가 올해는 취소될 전망이다.

올해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기현 울산시장은 각계 의견을 듣고 지난 7월 1일 취임식에서 "각 구·군마다 해맞이 행사를 열고 있으며 간절곶 통행로 병목 현상 등으로 불편해 내년부터 간절곶 해맞이 행사는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것이 배경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올해 간절곶 행사를 울주군이 자체적으로 하도록 해 시 예산을 대폭 삭감키로 하고 보조금으로만 울주군에게 2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에 울주군의회가 울산시 2억 원, 울주군 2억 원 등 4억 원의 예산을 지난 3일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이같은 예산 삭감과 행사 취소 전망에 대해 일부 지역언론들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한 언론의 비난 기사는 지난 4일 저녁 포털사이트 <다음>에 톱기사로 달렸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낭비 예산 줄이는 게 왜 욕 들을 일인가'며 오히려 언론 비난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울주군 간절곶 하루 행사에 5억 2천만 원, 올해는 삭감

당초 울주군 간절곶 해맞이 행사는 '간절곶이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라는 이유로 울주군이 2000년부터 매년 열어오다 2007년부터는 울산시가 예산을 들여 행사를 진행해 왔다.

이 행사는 12월 31일 저녁부터 1월 1일 아침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지난해에는 울산시가 5억 2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문화계는 이번 간절곶행사 예산 삭감은 지난 십 수년 동안 진행되어 오던 울산지역 낭비성 축제를 개선할 신호탄으로 보고 반기는 분위기다.

울산시민연대가 정보공개를 통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무상급식 비율이 전국 최하위 수준인 울산의 지자체가 지난 2012년 140여억 원의 축제행사 예산을 사용했고, 특히 이중 언론사에 집행한 예산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시민연대가 지난해 울산시가 편성해 울산시시의회에 제출한 2014년 울산시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특히 태화강과 관련된 낭비성 예산이 엄청났다. 이 예산안에는 울산시 태화강관리단을 비롯해 환경정책과나 체육지원과 등 여러 부서에 걸쳐 200억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 및 체육분야에서는 기존 태화강과 연관된 축제·행사성 사업이 많지만, 2014년 신규로 편성된 사업이 늘었다.

이같은 낭비성 예산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은 당시 정책토론회에서 "박맹우 울산시장 10년의 환경정책은 태화강 하류 3km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것이 전부"라는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편성된 울산시의 축제 행사 예산 증가는 이뿐 아니다. 문화·예술·체육 및 복지분야에서의 축제·행사 증가도 드러났다. 당시 울산시민연대는 "문화예술과에서만 '우리동네 가수왕 선발대회'나 '울산국제매직컨벤션'등을 포함 25여개 정도의 축제·행사 신규사업이 편성됐다"며 "낭비성·중복성 사업뿐만 아니라 (6·4)선거를 앞두고 언론사 주관·주최 행사의 과다가 없는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울산교육연대 최민식 상임대표는 "그동안 전국 최고 부자도시 울산에서는 부끄럽게도 무상급식 비율이 전국 최하위 수준인데 반해 비슷비슷한 축제 행사가 남발돼 왔다"며 "2세들의 교육 예산에는 인색한 반면 언론사 등에 퍼주는 선심 예산은 늘어나는 이상한 일들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절곶 예산 삭감은 앞으로 이를 개선해 나갈 좋은 징조로 보인다"며 "낭비성 예산 삭감을 비난할 일이 아니라 박수 치며 격려하고 독려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고 밝혔다.
#간절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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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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