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저자의 상호관계를 자극하는 디지털 책

[서평]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

등록 2014.09.05 16:06수정 2014.09.05 16:07
0
원고료로 응원
뚱뚱한 모니터들은 사라지고 날씬한 모니터들이 책상을 점령했다. PC는 일체형이 되거나 노트북으로 바뀌면서 그 운명을 다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디지털 매체는 기술의 발달로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사람들은 이를 쉽게 받아들인다.

인간의 뇌는 더욱 피곤해지고 있다. 속도감은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그만큼 인간적 교류로 인한 피곤함도 덩달아 증가하는 듯하다. 이런 시대에 어찌 보면 그런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혹은 변화에 언젠가는 탑승하게 될 운명이 놓인 것이 바로 '책'이 아닌가 싶다.


디지털 문명은 오프라인 방식의 삶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도록 한다. 우체국의 우편 서비스는 이메일 서비스로 인해 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우체통도 언젠가는 우리 도시에서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전화국의 전화 부스는 또 그렇지 않은가. 서점이 온라인 서점 때문에 자리를 잃었고 문을 닫는다. 대형서점만이 홀로 남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 또한 지금과 같은 진열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디지털기기들은 콘텐츠들의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고, 서로 표준이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러는 사이에 사용자들은 여전히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를 갖고있는 자가 '장땡' 아니겠는가. 출판사는 아직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그간 쌓아온 영업과 제작 방식을 하루 아침에 털어낼 수 있겠는가. 두 가지를 다 하자니 인원과 자금투입도 만만치 않은 일일 터다.

방어 수준에서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운명을 거부하는가. CD매장은 한순간에 자리를 잃었다. 온라인 음원 시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매체들은 골동품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책의 운명은 다를까. 신문은 어떤가. 종이가 사라지면 신문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기에 책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가.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사라지든가. 나도 궁금하다. 어떤 길을 가게 될지.

a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 ⓒ 흐름출판

제이슨 머코스키의 책은 그런 점에서 주장이 세다. 아니 확신한다. '전자책이 살아남을 것이다'라고 내세우고 있으니 말이다. 뭘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미래, 책의 미래를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대책 없이 당하지 않으려면 준비하라는 것이다.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는 책의 미래를 제시한다.

아마존의 킨들을 런칭 시킨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자책의 미래는 분명하다. 집 안에 사라진 책장을 아쉬워 할 것이 아니라 변화의 환경에 제때 순응하지 못한 우리 자신을 탓해야한다는 것이다.


"디지털책은 당신의 기분에 따라서 독서를 공개적인 경험이나 사적인 경험으로 만들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다."

산업군이 바뀌고,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지점에서 잃어야 할 것과 얻을 수 있는 것을 따지느라 더 바쁘지 않은가. 그러니 어떤 결론이 제대로 내려질 수 있겠나. 저자의 의견은 분명하지만. 책을 둘러싼 우리 삶의 과거와 미래를 정리해준 책이다. 출판사와 오프라인 서점 그리고 온라인 서점 간의 다양한 싸움과 힘겨루기를 우리는 언론매체들을 통해 접해왔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더 필요한 때 아닌가.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는 전자책 혁명을 시작했다"는 저자의 글은 마치 이미 모든 끝이 예정대로 될 것이라는 선언처럼 들린다. 정작 저자 자신도 종이책이 줬던 그 훈훈함을 아쉬워하고 그리워하지만. 책의 미래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는 저자의 폭넓은 지식으로 다른 생각들을 접하는 것으로 충만해지는 느낌이다. 2016년의 책 시장은 어떨까.

"독서의 미래가 어떠한 것이 될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추측은 할 수 있다. 나는 전자책이 언젠가는 약삭빠른 이야기꾼의 권위 있는 의도와 영화와 비디오 게임이 결합된 형태로 발전하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가 작가로부터 인지한 감정이 실제적인 것으로 느껴질 만큼 뇌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연결될 것이다."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아마존 '킨들' 개발자가 말하는 콘텐츠의 미래>(제이슨 머코스키 (지은이) / 김유미 (옮긴 이) / 흐름출판 / 2014. 06. 20 / 360쪽 / 1만 7000원)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 - 아마존 ‘킨들’ 개발자가 말하는 콘텐츠의 미래

제이슨 머코스키 지음, 김유미 옮김,
흐름출판, 2014


#전자책 #아마존 #도서관 #종이책 #E-BOOK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길을 걷다 마주하는 우리의 일상 풍경을 담아보고 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