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와 아이돌이 요즘 '대세'인 까닭

[협동조합 A to Z ③] 전문화시대에 빛을 발하는 협동조합

등록 2014.09.09 20:00수정 2014.09.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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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입문을 위한 3.3.7을 두 차례 기사(우리는 스티브 잡스를 원하지 않습니다, 3가지 유혹을 이겨내야만 만나는 협동조합)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3.3.7 기억나지 않으신 분들은 앞의 기사 복습 부탁드려요.

앞서의 기사를 보시며, 협동조합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며, 성인의 반열에 오른 소수의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사업체가 아닐까 생각하신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협동의 원리, 협동조합 사업의 원리는 우리 일상에 이미 많이 들어와 있고 많은 분들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영화 <어벤져스>를 통해 협동조합의 장점을 얘기해보려 합니다.

어벤져스와 협동조합의 원리 세계적으로 히트한 어벤져스에는 협동조합의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어떤 코드가 숨겨져 있었는지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벤져스와 협동조합의 원리세계적으로 히트한 어벤져스에는 협동조합의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어떤 코드가 숨겨져 있었는지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소니픽쳐스

토르의 고민이 바로 우리들의 고민

요새말로 '듣보잡' 취급을 받던 히어로 토르는 어느 날 고민에 빠졌습니다. 금발의 백치미를 자랑하는 토르를 좋아하는 관객들도 많지만 시종일관 우직하게 행동하는 토르만으로는 지겹다는 관객도 많았기 때문이죠. 바야흐로 요즘 추세는 고민하는 깊이가 있는 히어로나 뭐라나.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과 경쟁하기에는 어렵다고 합니다.

힘들어하던 토르에게 캡틴 아메리카가 찾아와 같은 고민을 나눕니다. 자기 역시 너무 고지식한 모범생 캐릭터로 히어로 무비 경쟁에서 힘들다는 것이죠. 고민을 나누던 중 우리가 각자 잘하는 것을 하며 각기 다른 관객층을 끌어들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지 말고, 각자 잘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되,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나눠서 채워가자는 것이죠.

이들은 자신보다 처지는 낫지만, 역시 부쩍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던 아이어맨, 헐크 등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곧바로 어벤져스 사업자 협동조합을 결성했죠. 각자가 하고 있는 개인 영화도 영화대로 하되, 함께 힘을 모아서 공동의 프로젝트를 하자는 것이었죠. 이들이 뭉쳐서 함께 영화사를 찾아가자 배트맨, 슈퍼맨 아니면 히어로 무비 만들어봐야 흥행성 없다던 영화사가 군소리없이 바로 계약에 들어가네요. 결과는 어땠냐고요? 아시면서.

협동은 전문화 시대의 필수 요소입니다


요즘 같은 전문화 시대에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비단 미국 히어로 무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돌 그룹은 어떠한가요? 요즘 가수들은 노래만이 아니라 춤, 예능,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해야 합니다. 따라서 팔방미인을 뽑기보다 어느 한 분야의 재능과 매력을 가진 이들을 모아서 그룹을 만듭니다. 기업 역시 협업을 통한 시너지에 주목하며 팀 플레이를 잘하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협동조합 역시 혼자서는 하기 힘든 부분을 같이 협업하면서 공동의 비용을 절감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 혼자서 모든 일을 다 책임지기엔 비용도 많이 들고 어느 것 하나 대기업과 경쟁해서 이기기 힘듭니다. 시장조사, 마케팅, 디스플레이 등 규모의 경제에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각자 잘하는 걸 극대화하고, 공동의 영역을 넓히며 협업을 해나간다면? 지역의 필요를 반영하며 훨씬 지역과 밀착되면서도 각 조합원들의 장점이 극대화되는 경쟁력 있는 협동조합 기업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쉽지는 않은 협동의 과정

협동의 어려움 각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협동을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해주고, 그러면서도 단일한 목표를 향해 응집력있게 모아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협동의 어려움각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협동을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해주고, 그러면서도 단일한 목표를 향해 응집력있게 모아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pixabay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성질 급한 헐크는 히어로들의 포스터 포즈만을 놓고서 1인 1표로 밤샘 토론하는 것을 보고 참을성 없이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혼자서 빨리 빨리 결정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겠죠. 사람들의 관심사와 결정의 속도는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또 돈 많은 아이어맨은 출자를 많이 한 사람보다 실제 이용을 많이 한 사람을 우선시 하는 협동조합에 쓴웃음을 지을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가 투자자가 소유하고, 투자자가 통제하며, 투자규모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사업체였다면, 협동조합은 이용자가 소유하고, 이용자가 통제하며 이용규모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사업체이기 때문입니다.

많이 낯설죠? 주식회사 방식의 경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더욱 낯선 게 많습니다. 또한 협업의 이점이 명확히 보이는 가운데서도 서로의 마음을 맞춰가며 일을 함께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혼자서는 어렵기에, 우린 협동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서 할 수 있다면 협동조합을 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혼자서 할 수 없기에,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협동조합은 어려우면서도 필연적인 우리의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사실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도 혼자는 아니었습니다. 조커, 렉스, 고블린 등 때로는 주인공 보다 더 빛나는 상대역이 있었기에 이들의 캐릭터가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협업은 새롭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 원래부터 있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다만 그에 맞는 정당한 대우를 해주며, 누군가의 조연이 아닌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골고루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것일 뿐입니다.

어떠세요? 협동조합 조금은 생소하지만 장점이 많죠? 세 번의 기사를 통해 협동조합 입문을 해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부터는 최근 만들어지는 협동조합들의 공통의 어려움을 3회에 걸쳐서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 [오마이스쿨] '99%를 위한 경제를 꿈꾼다' <협동조합 A to Z> 강좌 바로 가기
덧붙이는 글 주수원 기자는 오마이스쿨에서 <협동조합 A to Z>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을 보다 쉽고 재미나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도 <협동조합 A to Z> 연재를 통해 협동조합 관련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나게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협동조합 #어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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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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