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일본 <산케이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 누구와 만났을까?'란 제목의 기사를 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산케이신문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 기자가 입을 열었다. 최 기자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 서울지국장의 칼럼성 기사에 단초를 제공한 주인공이다. 검찰 수사 초기부터 비슷한 내용을 다룬 <조선일보> 칼럼과의 형평성 논란이 계속됐다.
최 기자는 17일 오후 A4용지 2페이지짜리 '검찰의 산케이 보도 수사와 관련된 입장'을 법조 기자들에게 보내왔다. 그는 수차례 참고인 진술을 요청한 검찰(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 정수봉)에도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산케이 보도와 자신의 칼럼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칼럼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검찰 수사에 대해 "산케이측에 그렇게 대응할 가치가 있었는지 하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산케이 신문이) 언론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선정성 저급 보도를 한 뒤 본인 칼럼을 그대로 베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7년간 언론인으로 살아온 본인의 명예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필 일본의 극우지로 통하는 산케이측과 연관됐기에 더욱 입장이 고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 칼럼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방식에 관한 비판이었다"면서 "본인 칼럼에는 산케이 기사에서 나오는 것처럼 '남녀 관계'라는 단어도 없고 특정하지도 않았다, 저질과 선정성은 직업인으로서의 본인 스타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글의 취지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선 본인 칼럼에서 처음으로 정윤회씨의 실명이 거론됐다고 하지만, 정윤회씨 실명은 이미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나왔고, 이어 정윤회씨의 '미스터리한' 이혼 사실은 동아일보에서 보도됐던 것"이라며 경쟁 매체를 거론했다.
그는 "산케이측은 자기 의도에 맞추기 위해 본인 칼럼의 일부를 떼어내 쓴 것은 아닌지, 아니면 고의로 본인 칼럼을 오독한 것인지, 본인 칼럼과 일부 소재가 비슷하다고 취지가 같을 수 있는지, 가령 몇몇 식재료가 비슷하다고 접시에 나온 요리가 같다고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검찰이 법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입장 표명은 산케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지 약 한달 만이자, 박근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고 말한지 한루만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산케이신문>의 기사(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을까? /
한글 번역본)는 지난 8월 3일 보도됐고, 그 기사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최보식 칼럼(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은 7월 18일자에 실렸다. 검찰은 8월 6일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된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