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부터 안준혁, 하승수, 김수민 남성 공동운영위원장 후보, 정유진, 이유진 여성 공동운영위원장 후보
전형우
기본소득을 2016년 총선 주요공약으로 토론회의 쟁점 중 하나는 '기본소득'이었다.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조건 없이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소득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정책이다. 스위스에서는 모두에게 월 300만 원가량의 기본소득을 주는 국민투표가 발의되었다. 한국형 기본소득은 월 70만 원 정도로 논의되고 있다.
하승수 후보는 기본소득을 2016년 총선을 대비한 녹색당의 핵심정책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 후보는 "영국녹색당이 총선 정책으로 기본소득을 채택했고, 지지율이 10%가 넘는 핀란드 녹색당도 기본소득을 내세우고 있다"며 "현재 잃을 것이 없는 한국 녹색당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기본소득을 택하는 것을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녹색당이 탈핵만 내세워서는 노동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시민들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희망으로서 기본소득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수민 후보는 "기본소득 논의는 이번 당내 선거를 통해서야 제대로 나왔다. 총선까지 2년 안에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라며 "현재 한국사회에서 기본소득이 소수정당다운 문제의식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무상급식 같은 경우도 '공짜 급식' 논란 등으로 역풍이 일기도 했다. 기본소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녹색당에 주어진 발언 기회는 극히 드물 텐데 이것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 있을까. 기존에 녹색당이 주장해왔던 농업, 탈핵 등 이슈를 제대로 소화해야 그 다음에 기본소득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준혁 후보 또한 운영위원장 후보로서 기본소득을 내세우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후보들은 서로의 정책과 이전까지의 활동들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김수민 후보는 지난 4년간 당을 이끌어온 하승수 후보에게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의 비례대표 출마 결정이 너무 늦었던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하 후보는 "헌법재판소 판결로 녹색당의 이름을 되찾은 후에 당원들 사이에 비례대표 출마에 대한 요구가 활발해졌다.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은 지역녹색당에 있다. 경북녹색당도 좀 더 노력해서 지방선거 후보를 냈었다면 경북지역모임도 활성화되지 않았을까"라며 경북녹색당의 운영위원이기도 한 김수민 후보의 물음에 답했다.
김수민 후보가 "하 후보가 선거에 출마할 각오가 있다면, 공동운영위원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구로 가서 2년간 국회의원 후보로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하자 하승수 후보는 "저의 출마 여부는 선거 전략에 따라 당차원에서 정해질 것"이라며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 당선을 위해서라도 당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할 각오가 되어있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안준혁 후보는 "총선에서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 당원들이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게 우선"이라며 "지난 선거를 통해 지역모임의 당원들이 힘들어지고 진이 빠졌다. 무리를 해서 선거를 하는 바람에 지역모임이 활기를 잃은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수민 후보는 "선거 때문이라기보다는 녹색당이 총체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며 "선거를 치러봤더니 힘들어진다는 이야기가 선거를 회피하는 것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녹색당을 더 정당답게 만들어야후보들은 각자 녹색당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도 내놓았다. 정유진 후보는 "선거를 통해 당의 기초조직들이 손상을 입었는데 복구하는 과정이 없다."며 "다른 후보들은 강한 리더십을 가지고 어떻게 당을 잘 이끌까 생각지만 저는 당원들의 모임이 어떻게 잘 운영되게 할까에 중점을 둔다. 다른 후보들이 언론 인터뷰를 하고 다양한 집회에 참여한다면 저는 활성화되지 못한 지역 운영위원회를 찾아다니며 무엇이 필요한지 듣는데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후보는 "녹색당의 가장 큰 자산은 6천명의 당원들이다. 지금은 소극적으로 투표만하는 당원들이 많지만 당원들이 각자 자기 삶의 일부를 녹색당과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야 한다. 환경단체 등에 당연히 녹색당원이어야 할 분들이 아직 당 밖에 있는데 최대한 끌어들여야 한다."며 "총선을 대비해서 선거일을 핵심으로 두고 역으로 시간표를 짜야한다. 다른 정당보다 6개월 전에 후보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부터 정치적인 훈련을 하고 돈을 모으고 기획단을 꾸려서 다른 정당보다 빨리 부지런히 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수민 후보는 "정당의 정책과 이념을 전파하는 책임을 지역당이 지기에는 너무 큰 부담이다. 전국당이 이 역할을 책임지고 앞장서서 돌파해가면서 이루어야 한다. 지역당은 말하기보다 듣기에 중심을 두고 어려운 이웃들의 아픔과 고충을 나누는 조직이어야 하며, 지역의 이슈를 가지고 독자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며 "보수적인 구미에서 4년간 시의원으로 돌파해왔다. 구미에서의 돌파 경력을 개인적인 이력으로 두지 않고 전국에서 돌파해나가겠다. 시의원으로 활동할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해온 제가 당선되는 것은 녹색당에서 노동 분야가 강화된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안준혁 후보는 "당의 활동가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며 "당에서 주4일제를 시범적으로 해본다던가, 오후 4시에 퇴근을 하는 것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내세우는 녹색당에서 정작 상근자들은 힘들게 활동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하승수 후보는 "당원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큰 한계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1만 명 당원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고 이걸 못하면 총선준비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과감한 기획력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말하고, '돈보다 생명'이라는 슬로건으로 농업, 먹거리, 소수자 인권 등 다양한 이슈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총선에서는 호남에서 전통적으로 강했던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이 주춤하는 상태에서 녹색당이 호남 지역구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