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조성한 잔디. 네 차례에 걸쳐 심었지만, 아직 완성하지는 못했다.
이상옥
그렇게 많은 경비를 들여서 잔디를 조성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직접 내가 조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근의 잔디 파는 곳을 직접 찾아가서 잔디를, 승용차 트렁크에 한 번에 5만 원어치 정도 사서, 퇴근 하고 저녁에 흙을 파고 잔디를 심었다.
지난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잔디 심기를 했는데, 그래도 삼분의 일은 남았다. 아직 완성은 안 됐지만, 내년 봄 마당이 새 옷을 갈아입고 눈부신 푸른 초록 융단의 새 잎이 돋아나는 것을 경이롭게 바라볼 것을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설렌다.
가을 들판... 영화 속 주인공 된 듯가을 시골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가을 들판을 거닐며 상념에 잠기다보면,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가을걷이가 막 시작되는 들판은 너무 풍요롭고, 한편으로 점점 비어져가는 들판이 적막해지기도 한다. 원래 생이 그런 것 아닌가. 토요일 같은 날은 하루 종일 시골집 마당을 어슬렁거리다 들녘으로 산책도 하고, 더러는 인근 야산으로 산행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