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스님짜장' 직접 먹어보니, 담백하고 맛있네!

운천스님의 구미시 지산동 '꿈을이루는 사람들' 짜장면 봉사활동 현장

등록 2014.10.29 19:44수정 2014.10.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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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운천스님의 짜장면 봉사활동 현장 전국을 돌며 짜장면 보시행을 펼치고 있는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은 지난 7월 20만 그릇 무료공양 돌파를 하셨다.

운천스님의 짜장면 봉사활동 현장 전국을 돌며 짜장면 보시행을 펼치고 있는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은 지난 7월 20만 그릇 무료공양 돌파를 하셨다. ⓒ 김도형


'착한짜장스님'으로 유명한 운천스님(남원 선원사 주지스님)이 29일 수요일 구미시 지산동에 위치한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찾아왔다.


전날 진오스님의 페이스북을 통해 운천스님께서 짜장면 요리를 공양봉사하러 오신다는 사실을 알게됬고, 전국적으로 발이 넓은 진오스님이 하시는 일이라 이래저래 이날도 흥겨운 봉사활동 현장이겠거니 생각하며 취재겸 내가 제일 선호하는 음식중에 하나인 짜장면을 먹으러 '꿈을 이루는 사람들' 앞마당을 찾았다.

이날은 진오스님이 늘 해오는 어르신점심공양 85번째 날이다.

어르신들을 챙기는데 욕심이 많은 진오스님은 음식뿐만 아니라 노래와 춤이 있는 흥겨운 무대로 이날도 역시 시끌벅적, 야단법석이었다.

구미의 트로트 신동인 5살 수현 공주의 어른 뺨치는 노래 솜씨에 '꿈을 이루는 사람들' 마당을 가득메운 어르신들은 신이나 어깨와 엉덩이를 들썩거리신다.

a 점심 식사 전 트로트 신동 수현 공주의 공연 무대 수현공주의 나이는 5살이다.

점심 식사 전 트로트 신동 수현 공주의 공연 무대 수현공주의 나이는 5살이다. ⓒ 김도형


하지만 흥겨운 공연은 별도로 하고 뒤에서는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운천스님 일행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마치 거인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 커다란 솥에 운천스님이 뽑아낸 면을 넣어 익힌뒤 찬물에 행궈내느라 분주했다.

나는 운천스님을 뵌적이 없었지만 수호지의 노지심을 닮으신 듯한 스님이 운천스님일거라 생각들었고, 면발을 묵묵히 뽑은뒤 적당한 크기로 칼로 썰어내시는 모습을 부지런히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짜장면 만드는 현장을 이리저리 기웃거렸다.


a 300인분의 짜장면을 만들고 있는 운천스님과 동료들 최대 4500인분까지 만드셨다고 한다.

300인분의 짜장면을 만들고 있는 운천스님과 동료들 최대 4500인분까지 만드셨다고 한다. ⓒ 김도형


마당을 가득 메운 인원은 약 300여명가량, 이 많은 인원들에게 짜장면을 한꺼번에 나눠주기 위해선 보통일이 아닐거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장의 대표 주방장격인 운천스님이 몇번 왔다갔다 뚝딱 거리니 새까만 짜장을 얹은 맛깔스러워 보이는 짜장면들이 의외로 금방금방 만들어졌고, 자원봉사를 담당하는 분들이 부지런히 나르니 어느새 많은 인원의 어르신들이 짜장면을 양껏 드시곤 만족스럽게 나가신다.

나가시는 어르신들은 운천스님 옆에 가까이 다가와 감사한 마음을 보이곤 한마디씩 건네셨다.

a 맛있는 짜장면에 반한 어르신들 .

맛있는 짜장면에 반한 어르신들 . ⓒ 김도형


"정말 맛있게 먹고 가여! 복 받으실껴!"
"이렇게 많은 사람들 대접해 주는 것 처음 봤다. 이런 스님 처음 봤다. 세상에나!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짜장면 300인분 가량이 나가고 나서야 어느정도 한숨을 돌릴 만한 상황이 된듯해 운천스님 옆에 다가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큰 덩치의 외모와는 다르게 사근사근한 서울 말씨를 쓰는 운천스님은 "어르신들이 맛있게 먹으니까 너무 좋고요, 부모님같이 젊은 시절에 고생을 참 많이 하셨는데 이런 기회가 되면 어르신들을 위해 더 많이 짜장면을 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운천스님이 짜장면 말고도 다른 음식도 혹시 할 의향이 있으신가 궁금해 물어 보았더니, 교도소 같은 데서는 짬뽕을 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와 겨울부터 할 계획이시란다.

a 착한스님짜장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글귀들 .

착한스님짜장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글귀들 . ⓒ 김도형


운천스님의 일명 '착한스님짜장'의 특징은 일반 중국집의 짜장면과는 다르게 기름을 안쓰고, 대신에 사찰음식과 같은 방식으로 제조해 담백한 것이 특징이라며 말씀하셨다.

커다란 솥을 다루느라 힘드시진 않을까 싶어 물어보니 이정도는 즐거운 일이라시며 많을 때는 4500여명까지도 만드셨다고 한다.

달리는 진오스님과 더불어 짜장면으로 사랑을 전파하는 새로운 기부천사를 현장에서 목격해 감동했던 난, 착한스님짜장 운천스님에게 앞으로 한국불교의 나아갈 길에 대해 물어보았다.

a 사근사근한 서울 말씨의 운천스님과의 인터뷰 .

사근사근한 서울 말씨의 운천스님과의 인터뷰 . ⓒ 김도형


"불교는 실천이 없으면 죽은 불교예요. 받는 불교에서 주는 불교, 보시도 먼저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스님들이 모두 나름대로 노력해서 포교하고 수행에 전념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 줄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운천스님을 도와 일하신 두 분 중, 한 분의 스님께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부끄러우신 듯 옆으로 빼셨고, 스님은 아니셨지만 짜장면 봉사의 실장이라고 하시는 김연수씨께서 인터뷰에 응해 주셨다.

"운천스님을 도와서 스님께서 하시는 봉사를 배울려고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봉사를 실천하는 거죠."

마치 스님과 같은 느낌으로 웃으며 소탈하게 말씀하시는 김연수씨에게서 자애로운 마음이 묻어났다.

어르신들이 짜장면을 다 드시고 나가셨는지라 빈자리가 나, 그제서야 입맛을 다시게 하던 '착한스님짜장'을 직접 시식해 보았다.

고기는 아니지만 고기처럼 보이는 굵직한 콩고기와 굵직한 야채가 들어가 있는 짜장면은 한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a 담백한 맛의 스님짜장 운천스님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착한스님짜장'이다.

담백한 맛의 스님짜장 운천스님의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착한스님짜장'이다. ⓒ 김도형


입시학원에서 일하며 늘 밥먹을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늘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었던 난, 자칭 짜장면 전문가다.

운천스님의 짜장면은 면발 또한 탱글탱글한 것이 불지 않고 오동통한 상태였고 담백한 짜장의 맛과 잘 어우러져 입안을 즐겁게 했다.

마침 일을 다 끝내고 옆에 앉으신 김연수 실장에게 "스님짜장 이름으로 프렌차이즈 만들면 대박이겠는데요!"라며 착한스님짜장의 맛에 대해 느낀 나의 감동을 사뭇 진지하게 전해드렸다.

그런데 정작 착한스님짜장의 주인공이신 운천스님은 옆에서 짜장면 대신에 쌀밥과 몇가지 반찬으로 간소하게 점심을 드셨다.

이날 운천스님께서 300여명의 어르신들께 짜장면 봉사활동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본 나로서는, 하루에 4500명의 인원에게 도대체 어떻게 짜장면을 만들어 주셨을지에 대해 궁금증과 놀라운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운천스님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실제로 수많은 봉사를 하셔서 또한번 놀라게 했다.

<배고픈 중생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는 '짜장버스'>, <1년에 '3만 5천 그릇', '60번' 전국을 누비다.> 등과 같이 운천스님의 그간의 선행에 대한 기사와 글들 줄줄이 떴다.

불교계에 훌륭한 스님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지만, 달리는 진오스님처럼 실제로 행동하는 스님을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인지라 신기하고도 감동이 함께 했던 하루였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늘 달리는 진오스님도 있지만, 큰 트럭에 늘 사랑을 싣고 언제나 오라고 요청하는 데가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는 운천스님과 같은 훌륭한 분들도 존재하는 세상이다.

a 수천명에게 한꺼번에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나르는 트럭 운천스님의 우람한 외모만큼 봉사활동의 스케일도 엄청나다.

수천명에게 한꺼번에 짜장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나르는 트럭 운천스님의 우람한 외모만큼 봉사활동의 스케일도 엄청나다. ⓒ 김도형


스케일이 남다른 운천스님의 '착한스님짜장면 봉사'를 보니, 봉사를 하기 위해서 드는 돈 또한 만만치 않으리란 생각도 들어 힘드실 거란 생각도 들었지만, 운천스님처럼 좋은 일을 하는데 있어서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량한 사람들의 존재가 사회 곳곳에 감춰져 있기에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답고 살만하 가치가 있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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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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