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 편지 들고 세월호 유가족 찾은 학생들1일 오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00일 가족 추모식'에서 단원고 학생 고 오영석 군 어머니 권미화씨와 고 김유민 양 아버지 김영오씨가 광혜원 중·고등학교 학생들로부터 편지를 건네받고 있다.
유성호
1일 오후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생존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유가족들과 생존학생들은 희생된 학생들을 추모하며 편지를 낭독했다
.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추모식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고 김동혁군의 어머니 김성실씨는 '천사들이 떠난 지 200일에 보내는 글'에서 "너희들의 엄아 아빠와 가족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친구를 기다리느라 진도에서, 만나주지 않는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청운동에서, 특별법을 만들어달라고 국회에서, 국민들과 이 진실의 길을 가려고 광화문에서, 쪽잠을 자고 때론 도보, 간담회, 집회로 거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너희를 그리워하는 밤이 많아질수록 '이대로는 안 된다'면서 다시금 힘을 내서 거리로 나서는 엄마 아빠를 너희들은 보고 있겠지"라면서 "진실에 조금만 더 가까이 가서 진실 앞에서 너희들 기억하고 싶다고 호소하며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하고 곡기를 끊고 무릎 꿇어도, 이 잔인한 세상은 아직도 그대로구나"라고 전했다.
성실씨는 "엄마 아빠는 강인하게 버텨낼 테니 그곳에서 행복하게 뛰어놀기를 기도할게"라면서 "언젠가 때가 돼 세상을 등지는 그날, 엄마 아빠는 너희를 만나러 갈테니까 너무 외로워하지 말고 친구들과 사이좋고 기다려줘"라고 끝을 맺었다.
생존학생들의 편지는 유가족들의 가슴을 때렸다. 생존학생 위득희군의 형 위열씨는 동생의 편지를 대신 읽으면서 "200일 지나서야 제대로 인사드리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이전에는 (희생학생) 부모님들을 만나 뵙는 게 힘든 일이었다, 이젠 부모님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마침 한 친구가 200일의 공백을 깨고 우리 곁으로 왔다,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때 있어서는 안 될 절망스러운 얘기를 했다"면서 "친구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희망을 봤다, 저는 하루 빨리 그 누구도 외롭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이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민지양은 한참을 울먹인 뒤에야 편지를 읽었다. 민지양은 유가족들을 향해 "친구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아프지 말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면서 "대학생이 되고 직장을 다니면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과 수많은 약속들을 잊지 않고, 친구들 몫까지 다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