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아이폰 6를 가장 먼저 개통한 '1호 가입자' 채경진(가운데)씨가 남규택 KT마케팅 본부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혜
이번 보조금 대란의 중심에 아이폰6 16GB 모델이 있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우선 아이폰6 16GB 모델은 기존 32GB, 64GB 모델이 각각 64GB, 128GB로 업그레이드된 데다 화면이 큰 아이폰6 플러스까지 등장하면서 고객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에 재고 부담을 느낀 이통사와 유통점들이 미리 16GB 모델 떨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개통 건당 지급되는 장려금 속성도 영향을 미쳤다.
제조사 차원의 판매 장려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이 보조금 대란 전면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과거 아이폰5나 아이폰5S도 보조금 대란에 동참한 사례가 있지만 주로 삼성 갤럭시S3, 갤럭시S4, LG G3 같은 국내 제품이 대란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과거 보조금 대란도 제조사가 아닌 이통사에서 주도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에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그런 방증이 아니겠느냐"면서도 "경쟁사 제품에 대한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반면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조금 대란은 보통 제조사 이해관계가 개입돼 이통사와 제조사가 각각 절반 정도씩 리베이트를 분담하는 형태여서 1주일 넘게 지속할 수도 있었다"면서 "아이폰6의 경우 순수하게 이통사 장려금만으로 진행돼 애초부터 오래 가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아이폰6 '개통 취소' 후폭풍... 삼성전자 '미소' 후폭풍도 이전과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 '보조금 대란'이 터지면 적어도 소비자와 유통점들은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방통위에서 사후 현장 조사에 나서 이통3사의 법 위반 정도에 따라 수백 억 원 과징금이나 수 주간 영업정지 같은 중징계를 내리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으로 공시 지원금을 초과 지급한 '불법'을 저지른 유통점도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이통사에서 장려금 지원 약속까지 거둬들이면 이중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된다. 예전과 달리 유통점에서 소비자들에게 개통 취소나 기기 반환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다.
이에 방통위는 "이통사에 이미 개통된 기기에 대한 개통 철회나 기기 회수를 명령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고, 이통사도 "제도적으로 (가입자에게) 개통 취소를 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점 쪽 사정은 다르다. 박희정 사무총장은 "이통사에서 장려금을 최대 110만 원대까지 올리면 판매점들도 마진을 80만 원씩 남길 순 없어 가입자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하게 된다"면서 "결국 이통사에서 다시 리베이트를 거둬들이면 판매점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가입자에게 개통 취소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페이백'이나 '현금완납' 방식 등으로 개통한 고객 입장에서도 법정 지원금 이상을 보장받을 기약이 없는 상태에서 개통 취소 요구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보조금 대란과 무관한 유통점과 이미 예약 가입 등을 통해 아이폰6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다. 실제 박 사무총장은 "거꾸로 이번 대란에 동참하지 못한 대다수 유통점들은 고객 쪽에서 개통 취소를 요구해와 진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단통법도 아랑곳 않는 이통사들 다툼에 또다시 중소 유통점과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게 된 셈이다.
이번 보조금 대란은 애플 아이폰6 인기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비록 아이폰6플러스 등 주력 모델은 빠졌지만 단 하루 만에 '공짜폰'이 등장하면서 강점 가운데 하나였던 '가격 방어력'에 큰 상처를 입었다. 반면 삼성전자로선 아이폰6와 경쟁에서 큰 단점을 하나 던 셈이다.
또 제조사 장려금 없이도 '보조금 대란'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삼성전자의 단통법 거부에도 나름 명분을 제공하고 말았다. 이통사 헛발질에 결국 삼성전자만 미소 짓게 만든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아이폰6 대란'...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