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0월 2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남소연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기구가 개최한 첫 토론회에서 '친노(친노무현)계의 계파책임론'이 제기됐다. 야당의 계파 문제는 당내 최대·최강 계파인 친노 때문이므로, 이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친노 좌장 격으로 비대위에 참여 중인 문재인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차기 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문 의원은 당내에 '친노-비노' 갈등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면서 계파 갈등 해결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대 불출마' 요구에는 "갑자기 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야당 계파 문제는 '친노' 때문"... 해결방안으로 '기득권 포기' 제안 새정치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는 3일 오후 '계파주의 극복과 당 혁신 방안'을 주제로 1차 토론회를 열고 당 혁신과제 '0순위'로 꼽혀 온 계파 문제를 두고 외부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
발제자인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새정치연합 내에 계파정치가 실재한다고 전제했다. 계파주의를 '야당을 공격하기 위한 프레임'으로 해석하는 당 일각의 시각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비대위를 구성하면서 '당내 각 세력을 대표하는 분들을 모셔왔다'고 발언한 것을 계파의 근거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계파정치 때문에 야당이 단결하지 못하고 정책정당으로도 발전하지 못하며 제대로 된 리더십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 계파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친노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새정치연합 계파문제는 결국 최대·최강 계파인 친노의 '계파패권주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라며 "최대 계파가 패권주의로 빠지니까 다른 계파들도 '지대추구'에 나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힘 있는 계파가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이 필요하다"라면서 "'비대위원들이 다음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도록 정치적으로 협약하는 게 어떻겠나'라는 생각이 지지자들 사이에 있는데, 이런 구상을 최대·최강 계파의 지도자가 이끌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사실상 문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문, 계파갈등 인정했지만... 전대 불출마 요구에는 '부정적'
토론회 중반부에 참석한 문 의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약 40분간 토론 내용을 듣다가 자리를 뜬 그는 기자들과 만나 "(계파 문제가) 하나의 실체든 이미지든 프레임이든 상관없이, 이걸 떨쳐버리지 못하면 우리 당의 미래가 없다는 평가에 대해서 저도 생각이 똑같다"라고 털어놨다.
문 의원은 "(계파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친노 패권주의'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답답하고, 그런 말들이 송곳처럼 (가슴을) 찌른다는 걸 느낀다"라며 "(계파 문제에서) 헤어나야 하는데,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진 것 같은 답답한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저도 당연히 앞장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문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친노 계파 해체론'에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그는 "계파 청산·해체 선언도 필요하면 해야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천제도의 룰을 투명하게 정해서 지도부가 공천을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며 "정해진 룰에 따라 투명하게 공천하는 게 완전히 제도화되면 계파가 생기는 근본 원인 자체를 없앨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친노 진영이 비대위원들의 전대 불출마 협약을 주도해야 한다'라는 주장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문 의원은 "너무 미묘한 문제다, 갑자기 정할 그럴 문제는 아니다"라며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룰을 변화시키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야당, '친이-친박' 갈등에서 답 얻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