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네마라 지역은 황량하고 외로웠지만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곳이었다.
김현지
더블린에서 차를 타고 골웨이(Galway)를 지나 아일랜드 서쪽 끝자락의 코리브 호수 쪽으로 가면 아일랜드에서 가장 독특한 자연 환경을 가진 코네마라 지역을 만날 수 있다. 아일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을 추천해 달라고 말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이곳은 아일랜드의 숨은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코네마라 지역이 지형적으로 어디서부터 시작된다는 정확한 경계는 없지만, 이 지역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아... 몽환적이다. 태조에 천지가 창조되었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몽환적인 아름다움 가진 코네마라눈으로 보기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늘, 산, 물, 나무, 풀 등의 자연들이 전부인 곳이다. 오히려 멋진 풍경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장엄한 산이나 절벽, 바다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흔한 재료도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그저 그런 음식이 될 수도, 많은 사람을 감동시킬 음식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코네마라 지역도 흔하디 흔한 자연의 요소들이 잘 조합되어 다른 어느 곳에서 볼 수 없는 절경을 보여준다.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코네마라 지역은 마치 현실 세계가 아닌, 또 다른 이상 세계의 길목을 지나는 느낌을 지워 버릴 수 없다. 간간이 보이는 집조차 특별하게 느껴진다. '혹시 천사가 사는 집은 아닐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도 해본다.
개발되지 않아 황량하지만, 알 수 없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이곳은 도대체 어디인가? 태초에 창조주가 만든 세상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분명 이곳은 사람이 살고 있는 땅이지만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 같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하늘 반대편에서 한 줄기 빛이 쏟아져 나오는 절경을 봤을 땐 창조주에 대한 경외심이 저절로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