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죽음' 놓고 노동계-입주자대표회 대립

민주노총 "입주자회 사과하라" 규탄회견... 입주자회 "개인 문제일 뿐" 거부

등록 2014.11.08 12:58수정 2014.11.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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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자회견 후 입주자대표회의 사무실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헌화했다. ⓒ 강민수


서울 압구정 S아파트의 경비 노동자 이만수씨의 죽음에 대해 노동단체들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아래 입대회)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입대회측은 주민 한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과 서울진보연대, 통합진보당, 노동당 등으로 구성된 '경비노동자 대책 및 투쟁을 위한 시민단체 연석회의'(아래 연석회의)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대회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씨가 비정규직 설움을 받은 땅에서 이제 평등 세상으로 가 편히 쉬시길 기원한다"며 "또 다른 이씨가 나오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입대회에 인권침해와 고용 불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면서 "정부는 경비노동자와 같은 감시단속노동자 등 근로기준법 적용을 못 받는 이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 30여명은 상복을 입고 이씨의 영정과 함께 '더 이상 죽이지마라', '입주자대표회의 즉각 사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기구 즉각 구성', '경비노동자의 한을 풀어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고인에게 사과하라", "대책을 촉구한다", "비정규직 철폐"를 구호를 외쳤다.

이씨는 지난달 7일 아파트의 한 입주자와의 언쟁 끝에 유서를 쓴 뒤 분신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전신 약 60%에 3도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이후 투병하다 지난 7일 오전 숨을 거뒀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으며 10일 오전 발인이 치러질 예정이다.

[관련기사] 입주민 모욕에 분신한 아파트 경비원, 끝내 사망

동료 경비원 "두 번 다시 불상사 일어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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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서울진보연대, 통합진보당, 노동당 등으로 구성된 경비노동자 대책 및 투쟁을 위한 시민단체 연석회의(아래 연석회의)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비노동자 이만수씨의 죽음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의 사과를 요구했다. ⓒ 강민수


기자회견에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권력과 돈이 사람을 차별하게 된다는 것을 이씨의 죽음이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경비라는 이유로 사람대접 받지 못하는 대한민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 위원장은 "죽어간 이씨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 수 있는 것은 입대회측의 진심어린 사과"라며 "그 사과만이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동료인 서울일반노동조합 S아파트분회 김인준 조합원은 "저희들은 언제나 아파트 주민들에게 친절하고 성실하게 대했다"며 "앞으로는 두 번 다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주민들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대회측은 사과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 개인의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S아파트 김아무개 입대회 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한 주민의 개인적인 문제이지 입대회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거나 사과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이미 아파트 주민들이 이씨 유가족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조문을 갔다"고 말했다.

연석회의는 오는 9일 오전 11시 같은 자리에서 경비노동자 인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압구정 아파트 #경비원 분신 #입주자대표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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