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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제 오류' 논란에 휩싸인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과목 8번 문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올해에도 변함없이 '수능 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지면서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 문제가 잘못됐다는 전문가 의견까지 나오면서 또다시 복수 정답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16일 오전 11시 반 현재 평가원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모두 582건의 글이 올라와있다. 가장 이의신청이 활발한 곳은 268건이 올라온 과학탐구영역이다. 특히 대장균의 젖당 분해효소 생성 과정을 묻는 생명과학Ⅱ과목 8번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 문제의 정답에 오류가 있다며 올라온 글만 192건에 달한다.
평가원은 보기에서 옳은 것을 찾는 이 문제의 정답을 'ㄱ, ㄴ'이 포함된 4번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은 대부분 '젖당이 있을 때, 야생형 대장균에서 RNA중합효소는 조절유전자에 결합한다'는 보기 ㄱ번에 오류가 있다고 말한다. KBS에서는 15일 <9시 뉴스>에서 "ㄱ번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어서 정답은 (ㄴ만 있는) 2번"이라는 노정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자신을 고교 생물 교사라고 소개한 정아무개씨도 같은 날 평가원 게시판에 "이 문제는 정답오류"라고 주장했다. 그는 ▲ RNA중합효소가 조절유전자에 결합한다면, 효소의 크기가 크기 때문인데 이 내용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해당하지 않고 ▲ 조절유전자 그림표시가 불분명해 문제만 볼 때는 ㄱ번이 정답임을 유추할 수 없다며 크게 두 가지를 지적했다.
"고교 과정 아닌데... 평가원, 수험생 배신했다"
재학 중인 고아무개 학생은 15일 올린 글에서 "'RNA중합효소는 프로모터에 붙는다'라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공부해온 학생들이라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기 때문에 ㄱ번이 '반드시 틀렸다'란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했다. 또 "(평가원이) ㄱ번을 틀렸다고 한 수험생에게 뼈저린 배신감을 줬다"며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지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출제했다면 교육과정 근본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어영역 게시판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25번 문제 때문이다. 2006년과 2012년 미국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실태에 관한 도표를 보고 틀린 답을 찾는 이 문제의 정답은 '2012년 이메일 주소 공개비율은 2006년의 3배 정도'라 해석한 4번이다. 그런데 일부에선 휴대폰 사용자비율이 2006년 2%에서 2012년에 20%로 '18%' 늘어났다고 한 5번 역시 정답이라고 지적했다. 2006년과 2012년의 차이는 '18%'가 아니라 '18%포인트'이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3시 반 기준으로 영어영역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25번 문제가 잘못됐다는 글이 11건 올라와 있다.
수능 출제 오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가원은 2003년 11월 실시된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시험에서 처음으로 복수정답을 인정했고 2008학년도 때는 과학탐구영역 물리Ⅱ에서, 2010학년도에는 지구과학Ⅰ에서 복수정답이 나왔다. 그나마 이 세 번의 논란 때는 평가원이 시험성적을 발표하기 전에 오류를 바로잡아 파장이 크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치러진 2014학년도 수능의 경우 사회탐구영역 세계지리과목 8번 문제을 두고 문제제기가 쏟아졌지만 평가원은 '이상 없음'이라 발표했고, 결국 일부 수험생들과 법정까지 가게 됐다. 결과는 '출제 오류'였고 교육부는 뒷수습에 나선 상황이다(관련기사 : 수능사상 첫 대입결과 바뀌어.. 피해학생 전원 구제키로).
평가원은 우선 11월 17일 오후 6시까지 이의 신청을 받는다. 이후 11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이의 신청 대상 가운데 심사할 것을 분류, 문제나 정답에 오류가 있는지 가려볼 예정이다. 최종 정답은 11월 24일 오후 5시 평가원 누리집에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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