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붕어빵이었지만 요즘은 잉어빵이 대세다.잉어빵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자그마한 일터다. 생산공장과 판매를 동시에 경영해야하는 골목길의 CEO.
김도형
잉어빵 가격은 몇 년째 똑같이 받고 있고 내용물 또한 그대론데 재료값이 오르고 특히나 잉어빵을 굽기 위한 가스값이 많이 올라 이익은 해가 갈 수록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하신다.
잉어빵을 만들기 위해 할머니께서 좁은 공간에 서계신 잉어빵 노점 현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정직하게 일에 임하는 현장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밀가루와 단팥 재료를 이용해 잉어빵을 만들어 다소 이윤이 적을지라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현장의 축소판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노후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평생 일해야만 하는 자본주의 국가다.
노후대비를 위한 종자돈을 만들기 위해 잉어빵 할머니는 재료비를 투자해 하루종일 잉어빵을 부지런히 구으면 되겠지만, 그만큼 늘그막에 고생을 하시는 샘이다.
젊고 재치있고 센스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잉어빵 장사를 통해 재테크하라면 어느세월에 돈을 벌어 종자돈을 마련하겠냐고 할 것이고, 잉어빵을 구으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한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는 세상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일까 의문이 드는 자본주의 세상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삶의 질을 많이 높여 놓았지만 빈부의 격차 또한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만들어 놓았고 사람들의 주관심사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과 방법에 몰입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인간의 노동력은 신성한 것이고 땀흘려 일한만큼 기쁨도 커야만 하겠지만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노동력 또한 상품이 되버린지라 그 가치는 퇴색되어만 가고 있다.
따뜻한 잉어빵을 만들어 파는 이가 없다면 이 세상은 그만큼 추워질 것이고 삭막해지지 않을까. 또한 어느 누군가가 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들이 하기 힘든 허드렛 일을 해가고 있기에 우리는 편하게 살고 있고 돈벌이도 하고 있는 것이다.
배운것이 없어서 평생 힘든 노동만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는 많이 존재하는데 노동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 이 사회는 누가 떠받들어 줄 것인가.
알게모르게 자본주의에 흠뻑 취해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자본주의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 세상에는 자본주의의 혜택을 거부한채 산간 오지에서 살아가는 극소수의 사람도 존재한다.
나는 자본주의의 혜택 속에서 현재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는 하지만 자본주의를 거부하며 오손도손 공동체를 형성해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한없이 부럽다는 생각을 늘 가져본다.
그곳에는 앞서거나 뒤쳐지거나 하는 경쟁이 없으며 재테크의 유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없는 순수한 인간애가 넘쳐나는 곳일거란 생각이 드는 이유에서다.
어쨌든 우리가 돈에 휘둘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가 중요하며 그 가치를 찾기 위해 늘 고민해야만하는 숙제를 떠안은체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