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시가 부산지방경찰청과 지난해부터 처음 시행하고 있는 자살자의 '심리부검' 결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일정한 특이 행동과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심리부검에 응한 자살자 190명의 유가족 가운데 4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 사망자의 성격과 행동, 자살 전 도움 요청 등에 뚜렷한 패턴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0여 문항에 이르는 심층 인터뷰는 유가족의 동의 아래 부산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자살예방사업 담당자에 의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사망자의 성격은 '과묵, 소심, 내성적'이 전체 응답자의 40%(16명)를 차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수줍어하면서 충동적인 면이 있음'(12.4%), '마음이 여리고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함'(10.5%), '책임감이 강하고 솔선수범하는 성격'(7.5%)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 전 특이행동으로는 '죽고 싶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가 55.%로 가장 많았고, '잠을 못 자거나 반대로 계속 잠만 잤다'가 27.5%로 그 뒤를 이었다.
'자신이 아끼던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는 사례도 12.5%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이상행동은 자살시도 시점을 기준으로 '1개월 전부터'가 12.5%, '2개월 전부터'가 7.5%로 첫번째와 두번째로 많았지만 행동변화의 시기는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살 전에 도움을 요청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아니다'는 응답비율이 72.5%였다. '그렇다'는 응답은 17.5%에 그쳤다.
도움을 요청한 상대는 형제·자매가 30%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와 부모는 각각 15%에 불과했다.
자살자의 음주 여부에 관해선 62.5%가 '평소 음주를 한다', 35%는 '음주를 하지 않는다'고 각각 응답했다.
하지만 자살 시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다'(35%)와 '아니다'(37.5%)는 응답이 엇비슷했다.
이번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살자에게서는 1∼2개월 전부터 평소와 다른 패턴의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이 있으면 자살률을 지금보다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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