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훈련 중 안보교육 PPT 자료 '우리 탈북자들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살아숨쉬는 팔천만 민족의조국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사랑합니다'라고 안보교육을 끝맺고 있다.
정해윤
지난 9월 6일자 <한겨레> 신문 기사(
진보진영 무관심이 '극우 탈북자' 만든다)에 따르면 탈북자의 한 달 평균 임금은 남한 사람의 절반(141만원, 2013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조사)에 불과하며, 자살률은 일반 국민의 세 배(16.3%, 2012년 경찰청 조사)에 달한다. 남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이들도 취업하기 어려운데, 이들에게 자본주의 경쟁사회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나마 국정원이나 기무사, 혹은 자유총연맹과 같은 이른바 '보수단체'에서 주는 강연료가 가뭄의 비와 같은 좋은 수입원이다. 물론 이마저도 탈북 인구가 2만5천명을 넘어선 지금에는 경쟁률이 높아 '없어서 못하는 일'이 되었다. 민방위 훈련의 고정 코너인 안보교육 강사 일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엔 종편채널들이 생겨나면서 TV에 출연하는 탈북자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북한의 실상'은 대부분 탈북 이후 국정원이나 각종 보수단체에서 재교육받은 정보들이다.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은 그 지역에 한정된 내용일 뿐, 더구나 정보가 통제된 사회에서 타 지역의 사정이나 국내 정세에 밝기란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북한 정세는 이런 채널들에 관심이 많은 남한 사람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호국에서 뉴라이트로 연결되는 편향된 안보 아닌 이념교육사정이 이렇다보니 강사들의 교육 내용은 편향될 수밖에 없다. 탈북 이후 보고 들은 것은 대부분 극보수진영의 교육 프로그램과 일자리, 그리고 북한체제에 대한 적대감이 이들을 "극렬 우익"으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강사 일이라도 하고 싶은 탈북자들은 극우진영 기득권층의 눈치를 보는 게 당연하다. 탈북자 강사가 아니더라도 안보교육에서 만날 수 있는 강사들은 극우보수단체 소속 인사들로 한정된다.
자연히 안보교육이란 이들의 입맛에 맞게 '반공'이라는 이름의 '반북'교육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친북이라는 색깔을 덧칠한 진보진영에 대한 비난 혹은 조소를 덧붙인다. 이런 프레임을 설정하면, '현 정부가 다 잘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라는 문제제기에 '그럼 북한이 더 좋단 말이냐? 왜 북으로 가지 않느냐?'는 유치한 응수가 뒤따른다. 이 흑백논리를 매년 '교육대상자'라는 이름의 유권자에게 주입하는 것이, 50년 전통의 안보교육이다.
지난 얘기지만 2012년 대선을 앞둔 민방위훈련은 전체 4시간 중 2시간이 안보교육에 할애되었고, 담당 강사는 "어디라고 말은 못하지만, 남에도 있지요? 북한 찬양하고 체제 전복하려고 하는 정치세력이"라는 식의 언급을 서슴지 않으며 노골적인 이념교육으로 사전선거운동에 앞장섰다. 당시 민방위교육 담당자에게 확인한 바 "우리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안보교육을 2시간씩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청와대는 4성 장군 출신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에 이어 신설 국민안전처마저 군 출신 인사들로 포진시켜 "안보와 안전을 구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현 정부 기준에서 본다면 아주 적절히 시행되는 안보교육이 아닐까 싶다. 그저 일선에서 예비군, 민방위 훈련을 시행하는 담당자들의 강사 선정 권한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할 것이 아니라, 예비군, 민방위 창설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안보'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시기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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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교육에 팝페라 가수... 바뀔 건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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